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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 배터리 30초면 OK"…인터배터리 2020 가봤더니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30초. 전동 스쿠터 좌석 아래 배터리 팩을 직접 꺼내 충전대에 넣고 새 팩을 갈아 끼우는 데 걸린 시간이다. K-배터리가 꿈꾸는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편리하고 환경친화적이었다.
 
국내 유일의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이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국내 배터리 3사를 포함한 198여개 업체가 참석한 이번 행사는 전기차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배터리 업체들은 이런 관심에 화답하듯 현재 거리를 달리는 전기차에 실리는 배터리부터 친환경 시대를 이끌 차세대 제품까지 선보이며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0'이 열린 21일 오전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시민들이 전시된 배터리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전시품 중에서도 '배터리 시대'를 가장 잘 대표한 것은 삼성SDI의 전동 스쿠터 스테이션이다. 배터리 전력을 다 쓴 전동 스쿠터 좌석 밑에서 배터리 팩을 꺼낸 뒤 충전기 설치대에서 완충된 배터리 팩을 꺼내 바로 교체할 수 있는 '에너지 공유' 스테이션 개념이다. 전동 스쿠터를 직접 충전할 필요 없이 1분 이내로 직접 배터리를 바꿀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엔 삼성SDI의 교체형 배터리팩이 활용됐다. 수십 개의 '21700 원형셀'로 이뤄진 해당 배터리 팩은 교체형 배터리로, 기존 배터리에서 수명을 연장하고 추가 주행거리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구현되면 차세대 배터리의 키워드인 친환경과 효율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날 관람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부스이기도 했다.
 
인터배터리 2020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전동스쿠터 모습. 배터리 전력을 다 쓴 전동 스쿠터 좌석 밑에서 배터리 팩을 꺼낸 뒤 충전기 설치대에서 완충된 배터리 팩을 꺼내 바로 교체할 수 있다. 사진/최승원 기자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미래 기술 '전고체 배터리'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삼성SDI는 이날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리튬-메탈 음극재의 전고체 배터리의 로드맵을 소개하고 배터리를 전시했다. 현재 배터리 기술은 흑연 음극재에 머물러 있는데, 이는 충전과 방전이 반복되면 수명이 줄어든다는 한계가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수명을 2배 이상 늘리고 동일 크기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용량이라는 설명이다.
 
바로 옆 LG화학 부스에선 '롱-셀(Long Cell)' 전기차 배터리가 눈길을 끌었다. 한 눈으로 봐도 기존 전기차 배터리 셀보다 확연히 옆으로 길게 뻗은 모습이었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16%, 주행거리가 20% 이상 향상된 롱-셀 배터리는 전기차의 1회 주행거리를 550km까지 늘려준다는 설명이다. 현존하는 전기차들의 주행거리는 400km 안팎이다. LG화학의 롱-셀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내년 이후에 만나볼 수 있다. 
 
인터배터리 2020 LG화학 부스에서 한 시민이 LG화학의 롱-셀(Long Cell) 배터리와 모듈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코나EV로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LG화학은 배터리의 성능은 물론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도 소개했다. '라미&스택(Lamination & Stacking)' 제조 공법은 셀을 겹겹이 쌓아 올린 후 꼭대기에 분리막과 음극으로 구성된 하프-셀(Half-Cell)을 붙여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아울러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은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을 높였다. LG화학은 여기에 기존의 배터리 모듈에 열전도성 접착제를 활용한 '냉각 일체형 모듈'도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 배터리가 장착된 글로벌 전기차 벤츠 MBAG S-Class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기아자동차 니로EV를 전시하는 동시에 각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을 전시했다. 벤츠 PHEV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 형태는 니로EV 셀을 비롯한 타사 셀보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점이 눈에 띄었는데, 이는 차체별로 배터리를 실을 수 있는 여유 공간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인터배터리 2020 SK이노베이션 부스에 전시된 울트라 롱 멀티-탭 셀(Ultra Long Multi-tab Cell). 공간효율적 설계를 실현한 전기차 배터리다. 사진/최승원 기자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전시회에 나온 전기차 배터리 셀 중 가장 긴 길이의 울트라 롱 멀티-탭 셀(Ultra Long Multi-tab Cell)도 선보였는데, 길이가 다른 셀의 두 배 가량이었다. 해당 전기차용 배터리 셀은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를 차체에 배치할 때 두 줄을 병렬식으로 배치하는 것보다 길게 한 줄로 넣어 공간효율적 설계를 실현한 것이다. 다만 이 배터리는 아직 시중에 나오진 않았다.
 
한편, 이번 '인터배터리 2020'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전문 전시회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다. 21일부터 3일간 삼성동 코엑스 전시홀에서 열리며, 국내·외 업체들이 자동차, 스마트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핵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