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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가덕신공항 하자는 건가, 말자는 건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지역에 상관없이 하나가 되어 이 문제(가덕신공항)를 선제적으로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가덕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이진복 전 의원의 입장이다. 이 전 의원 뿐만 아니라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일제히 가덕신공항 유치의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가덕신공항에 부정적이고, 같은 당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여기에 편승해 반대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 한마디로 가덕신공항 유치에 대한 당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덕신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밝혔고,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지 않고 (국책) 사업을 하는 악선례"라고 말했다. 가덕신공항 추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당 지도부에서 내놓으면서 당내 부산시장 후보들의 불만 목소리도 커졌다. 공당의 대표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내부 인사들의 갈등은 곧바로 여당에게 공세 빌미를 줬다. "국민의힘이 선거 표심 때문에 아직도 밀양, 김해, 가덕도 사이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가덕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본심이 무엇인지 밝혀 달라"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국민의힘 내부의 가덕신공항 갈등을 부각하고 지역 숙원과제 해결에 대한 집권여당의 의지를 대비시켜 이번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 부산 지역 지지율이 여당에 역전 당한 국민의힘은 반등책을 고심하고 있다. 핵심은 가덕신공항 때문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당 내부에서는 당초 '가덕신공항 이슈'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생각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당 지도부 인사들이 다음달 부산을 찾아 현장 비대위원회의를 열고 가덕신공항 건설에 찬성하고 후속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내용의 발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가덕신공항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급기야 다른 한편에서는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밀양신공항 특별법'을 다음달 중 발의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여전히 국민의힘 입장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가덕신공항 추진하자는 것인가, 말자는 것인가.
 
박주용 정치부 기자(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