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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중간점검①)편의 높였지만 마케팅 공해 몸살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 직장인 A씨는 최근 한 금융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대출 권유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각 금융사에 흩어진 자신의 신용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대출이 가능한 금융사를 소개해주는 서비스다. A씨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추가 대출이 불가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문제는 다음날부터 각종 2금융권 금융사에서 대출 권유 전화와 문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테크 관련 온라인카페에도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관련해 "일단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놓고 다른 상품을 권유하더라", "대출을 다른 곳에서 받기로 했는데도 권유 전화가 계속된다"는 후기가 가득했다.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 시작됐지만 대출 권유 등 맞춤형 상품추천 위주로 이뤄져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나 빅테크 기업에 흩어진 개인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서비스다.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 비교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혁신 금융'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전통적인 금융사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까지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금융기관의 데이터를 가지고 올 수 있게 된 이후 고객의 소득, 금융정보를 한 번에 검토할 수 있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금리와 한도의 대출을 소개시켜 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자산정보 취합·분석과 맞춤형 상품추천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보면 대출 상품을 소개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편의성과 금융혜택 확대보다는 기업의 수익성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대출중개인 혹은 대출중개법인이 제휴 혹은 계약관계에 있는 금융회사의 대출상품 판매의 중개 역할을 했다면 해당 금융회사로부터 대출금액의 일정 액수를 수수료로 받는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요하면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내 자산을 확인할 수 있고, 날짜별 지출 내역을 볼 수 있지만,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위험에도 항상 노출돼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도 100여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AI챗봇 ‘이루다’ 서비스에서는 이용자의 명시적인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딥러닝 모델 학습의 데이터로 사용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금융사고는 356건으로 전년 대비 28건 증가했다.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신규 서비스 출시 과정에서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하면서 금융사고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에서는 간편결제 등 신규서비스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테스트를 소홀히 해 프로그램 장애가 발생했고 보험권에서는 프로그램 오류 및 전산설비 장애가 많았다. 특히 특정 보험사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을 구축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약 134분간 홈페이지 및 내부 업무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