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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KDB생명, 조달 수단 '총동원'…K-ICS 제고 '안간힘'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7: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DB생명이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을 올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올 들어 대규모 유상증자와 후순위채에 이어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도 나선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재무건전성 제고 목적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은 제3회차 국내 무기명식 무보증 무담보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다. 앞서 지난 18일 진행된 이사회에서 해당 건을 결의했다.
 
이자 지급 방법이나 조건, 스텝업(금리 상향 조정) 옵션, 구체적 발행일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발행금액만 300억원 이내 규모로 설정해둔 상태다. 향후 조건이 확정되면 정정 공시로 내용을 다시 알린다.
 
(사진=KDB생명)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사채와 함께 자본성증권에 포함되는 채권이다. 발행하는 금액만큼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만기가 30년으로 영구채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발행 후 5년 시점에서 조기 상환하거나 차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스텝업 조건이 없는 경우 K-ICS 자기자본 내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후순위채와 다른 점이다. 그만큼 채권의 자본성이 더 우수하다는 뜻이다.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이자 지급여력 수준을 나타내는 K-ICS 비율을 올리는 게 목적이다. 이는 보험사가 필수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각종 위험액 합계 대비 자본력이 어느 정도 갖춰졌는지를 보여준다.
 
KDB생명 측은 “재무건전성 제고가 목적”이라며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기존에 내놨던 채권을 상환한 이후 다시 차환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발행한다는 뜻이다. 향후 실제로 발행하는 채권 금액만큼 온전히 자기자본으로 가져올 수 있다.
 
유상증자·후순위채 이어 세 번째 자본확충
 
앞서 KDB생명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후순위채도 발행한 바 있다. 지난 6월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지원 기반으로 3150억원(운영자금 2160억원과 채무상환 자금 9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이어 8월에는 후순위채 2000억원을 공모로 발행했다.
 
현재 공시된 KDB생명의 K-ICS 비율은 올 상반기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155.4%다. 경과조치는 금융당국이 마련한 일종의 K-ICS 연착륙 장치다. 경과조치를 적용하면 K-ICS 비율 산출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K-ICS는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방식으로 산출하는데 KDB생명은 요구자본이 9358억원, 가용자본이 1조4543억원이다. 유상증자나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면 K-ICS 산출 과정에서 가용자본이 늘어난다.
 
 
올해 대규모로 자본을 확충했던 만큼 K-ICS 비율 개선 효과도 뚜렷하다. 상반기 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37.9%p 상승했다. 보험사 새 회계기준인 IFRS17 관련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조정과 시장금리 인하 여파로 보험업계 K-ICS 비율 전반이 하락하는 것과 다른 흐름이다.
 
앞선 후순위채 발행이 8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3분기도 고무적이다. 후순위채 2000억원 규모는 KDB생명의 상반기 요구·가용자본 기준 K-ICS 비율이 21.4%p 상승하는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3분기 비율은 연말에 공시될 예정이다.
 
다만 4분기에는 K-ICS 비율이 또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019년 10월 발행했던 1200억원 규모 후순위채의 5년 조기상환 콜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는 앞선 후순위채 발행 효과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번에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금액 외 다른 부분이 미정인 만큼 효과가 새해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발행 규모가 크지 않아 K-ICS 상승 효과도 3.2%p(상반기 요구·가용자본 기준) 정도로 추정된다. 그동안 유상증자와 후순위채를 주로 활용해 왔던 만큼 자본 확충 수단의 다각화 차원에서 의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D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발행에서 특정한 K-ICS 비율을 목표치로 정해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내년 대·내외적으로 자본관리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