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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28일 10:5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별도기준 영업익 1111억원…사상 최대 실적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케미칼의 별도 기준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액 1조3405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30% 증가했다. 이는 2017년 SK디스커버리가 출범하며 사업 회사로 분할된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SK케미칼은 경기 침체와 화학업계 불황에도 스페셜티 소재인 코폴리에스터가 좋은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폴리에스터 분야 적용 용도를 새로 개발해 고객층을 넓히고 고도의 내열성과 투명성이 필요한 분야에 주로 쓰이는 특화 소재 에코젠(ECOZEN) 판매량을 확대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코폴리에스터는 투명성과 고기능성을 갖춘 스페셜티 소재로 식품용기와 화장품, 전자 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지속 확대되고 있지만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아직 소수의 기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다른 석유화학 회사들이 고전하고 있을 때 SK케미칼은 고기능성 소재인 코폴리에스터 등 스페셜티를 중심으로 별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SK바사 전년 대비 적자 10배 늘어…연결 적자 전환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이야기가 다르다. SK케미칼은 연결 기준으로 2023년 833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 4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주요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저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13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120억원) 대비 적자 폭이 10배 이상 커지자 SK케미칼의 연결 기준 실적도 적자로 돌아섰다. SK케미칼은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의 영업적자가 모회사의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영업적자로 현금흐름 악화가 심화되면서 자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모회사에 자금 지원 요청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현금성자산이 충분하지만 적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모회사의 추가 출자, 유상증자 참여 등 현금 유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회사의 자금조달 여력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SK케미칼의 연결 기준 현금흐름은 자회사 손실 규모 반영으로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SK케미칼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93억원으로 전년(1461억원)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1573억원이 투자활동으로 빠져나가며 은행 차입 등 재무활동으로 3800억원을 유입했다. 이는 전년(3555억원) 대비 6%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증가하자 은행 차입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규모도 늘었다. 지난해 SK케미칼의 연결기준 이자비용은 323억원으로 전년(273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손익이 적자인 점을 고려하면 영업현금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4배에 불과한다. 이자보상배율은 적정기준은 1배 이상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모회사가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자회사의 영업적자로 인해 연결기준 현금흐름 악화 등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 개선이 SK케미칼의 연결 기준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내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서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