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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28일 11: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제일건설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부산외대 이전부지 개발사업이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에 돌입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착공 예정 시점인 올해 10월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시행사의 최대주주인 제일건설이 시공까지 맡게 될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산외대 이전부지 공동주택 개발사업 조감도.(사진=부산시)
‘11년 표류’ 부산외대 이전부지…민간개발 ‘첫 삽’ 앞둬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암개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는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새마을금고 대주단 등으로부터 1527억원 한도 본PF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우암개발PFV는 부산외대 이전부지 개발사업 시행을 위해 지난 2021년 7월 설립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주요 주주들의 지분율은 △제일건설 30% △도담에스테이트 27% △코브 18% △리바이브개발 11% △알디엠 9% △한국투자증권 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사업은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동 43-75번지 일원에 지하 3층, 지상 49층, 12개 동 규모 공동주택 2458가구와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번 본PF 전환으로 조달된 자금은 모두 이 프로젝트 공사비 등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이 부지에 있던 부산외대 캠퍼스는 지난 2014년 부산 남산동으로 이전했고, 이후 현재까지 10년 넘게 빈 땅으로 남아있다. 이전 당시부터 부산시를 주축으로 공영개발을 추진했지만, 속도가 붙지 않았다. 부산외대를 소유한 학교법인 성지학원이 2021년 6월 우암개발PFV와 토지거래 계약을 체결하며 민간개발 방식으로 전환됐다.
우암개발PFV는 2021년 10월 토지 매입을 위해 99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조달하며 개발에 고삐를 당겼으나, ‘공공성 부족’을 이유로 부산시 등 지자체에 의해 인·허가 계획이 반려됐다. PFV는 지난 2023년 공공기여액을 기존 1116억원에서 1254억원으로 증액한 수정계획안을 다시 제출했고, 지난해 중순 부산시와의 협상이 성사됐다.
이에 지난해 10월 기존 990억원이던 브릿지론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대주단과의 협상으로 1300억원으로 증액 리파이낸싱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6개월여 만인 이달 말 1527억원 규모 본PF 조달을 완료한 것이다. 특히 2021년 브릿지론 조달 이후 2년 이상 본PF 전환이 되지 않았던 사업지였지만, 이를 해소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미착공 PF 우려 덜어내…시공사 선정은 ‘아직’
제일건설은 지난 2021년 최초 브릿지론 조달 당시부터 시행사인 우암개발PFV에 자금보충과 연대보증 약정을 제공해왔다. 최근 본PF 전환이 완료됐음에도 PFV의 최대주주인 제일건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시행사인 우암개발PFV에 지분 참여를 하고 있지만, 단순한 ‘참여사’일 뿐”이라며 “올해 10월 분양을 목표로 시공사 선정과 착공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도급계약 체결 여부와는 별개로 이번 1527억원 규모 본PF 전환은 제일건설의 PF 신용보강 리스크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제일건설의 신용보강 규모는 5679억원으로 전년(4370억원) 대비 1300억원 증가한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 회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1조3645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자기자본 대비 신용보강 규모는 41.6%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오는 4월 공개될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최근 수치가 담길 전망이지만, 2023년 말 기준으로는 5679억원인 신용보강 규모 중 1527억원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건설은 아울러 청량리 정신병원 개발사업에도 840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제공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 7월 본PF 전환에 성공했다. 이들 사업 추진 성과로 회사의 PF 신용보강 리스크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5000여가구의 분양 실적을 기록한 제일건설은 올해 △양주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702가구) △제일풍경채 의왕 고천(900가구·사전청약 물량 포함) △부산외대 이전부지 공동주택 개발사업(2458가구) 등 총 406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23년과 2024년 5000가구 이상 주택 공급을 달성했지만, 올해 시장 분위기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분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