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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제이오-이수페타시스 M&A 소송…세종·화우, 다시 손잡나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15: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법무법인 세종과 화우가 제이오(418550) (27,700원 ▼1,050원 -3.79%)이수페타시스(007660) (29,900원 ▲800원 +2.68%)의 인수합병(M&A) 계약 해제 분쟁에서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이오가 이수페타시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과거 세종과 화우가 아시아나항공(020560) (10,980원 ▲60원 +0.55%)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HDC현대산업개발(294870) (14,890원 ▼400원 -2.69%)을 상대로 승소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제이오 측에 유리한 흐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제이오는 지난 21일 이수페타시스를 상대로 질권소멸통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법무법인 선임을 준비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법조계에선 아시아나와 HDC현대산업개발의 4년4개월에 걸친 분쟁 끝에 승소를 이끌어낸 법무법인 세종과 화우가 이번 분쟁에서도 제이오 측을 대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수페타시스 대구공장(사진=이수페타시스)
 
세종·화우, 아시아나 승소 경험으로 '주목'
 
대법원은 지난 13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증권(037620) (20,500원 ▼150원 -0.73%)을 상대로 제기한 질권소멸통지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증권이 기존에 지불한 계약금 25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에 최종 귀속됐다.
 
이 과정에서 화우는 김권회 대표 변호사와 유승룡 대표 변호사를 비롯해 기업 분쟁 전문가를 총 투입했고, 세종 측에선 강신섭 대표 변호사와의 협업으로 승소를 이끌어 내면서 M&A 무산에 따른 분쟁 소송에서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화우와 세종이 최근 제이오-이수페타시스의 소송과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승소를 거둔 바 있다"라며 "4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케이스를 맡게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이오와 이수페타시스 간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따라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조건부 계약이 포함돼 있을 경우, 미이행 당사자가 누구냐에 따라 책임소재가 제이오 측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최근 아시아나가 비슷한 내용으로 승소했더라도 M&A와 관련한 소송은 계약서 세부 조항에 따라 책임 소재가 뒤바뀔 수도 있다"라며 "이수페타시스의 단순 변심이 M&A 취소 원인이라는 내용이 확실하게 입증됐을 경우엔 승소가 어렵지 않겠지만, 양자 간 어떤 내용이 계약 조건으로 명시되어 있는가에 따라 법리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수페타시스, 손해배상 규모에 촉각
 
제이오는 이수페타시스를 상대로 158억원 계약금 반환 의무가 없음을 확인하고, M&A 무산으로 인한 영업 손실과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방침이다. 제이오 주가는 지난해 11월 2만원대를 돌파했지만, M&A 철회 소식 이후 1만원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송은 지난해 11월 이수페타시스가 제이오 인수를 추진하겠다며 인수 자금과 설비 투자를 합해 5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본업과 관련 없는 인수에 따른 유상증자 소식이 휴일 전날 저녁 '올빼미 공시'로 올라오자 소액주주 반발이 거셌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직접 나서 증권신고서 정정을 강하게 요구했고,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1월 인수를 철회했다. 증자 규모도 3400억원으로 축소했다.
 
이수페타시스는 당시 "매도인의 의무 불이행으로 계약상 해제 사유가 발생했다"며 제이오 측에 책임소재를 물었다. 실사 과정에서 제이오가 일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이오는 "일방적인 계약 파기"라며 "이수페타시스로 인해 발생한 모든 손해와 기회비용 등 훼손된 기업가치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소송이 걸린 계약금 158억원 자체는 이수페타시스 입장에선 큰 금액이 아니지만, 손해배상액이 커질 경우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수페타시스는 2022년 1025억원, 2023년 477억원, 2024년 797억원 순이익을 기록했고, 2025년 예상 순이익은 1200억원 수준이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기준 108.93%로 안정적이다. 다만 잉여현금흐름(FCF)은 사업 투자 확대로 인해 2022년 –99억원, 2023년 –127억원 등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엔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100억원가량 줄이면서 284억원으로 개선된 상황이지만, 손해배상액이 순이익을 초과하면 적자 전환이나 투자 축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소송과 별개로 이수페타시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고성능 인쇄회로기판(PCB) 수요 증가로 주가는 반등 중이다. 유상증자 논란으로 2만원 아래로 떨어졌던 주가는 최근 4만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5년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소송 결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수페타시스 측은 이와 관련해 "제이오와 소송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는 것이 현재 회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