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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28일 15: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홈플러스 사태의 여파가 투기등급 채권(하이일드 채권)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사태 이후 첫 BBB급 회사채 발행에서 일부 물량이 미매각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그동안 고금리를 좇던 개인투자자의 발길도 잦아들고 있다. 금리 환경 변화와 맞물려 하이일드 펀드 포트폴리오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BBB급 채권 발행서 미매각…취약 업종 '주의보'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앙그룹 계열사 SLL중앙은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목표액 달성에 실패했다. 총 400억원 모집 중 2년물 250억원에 260억원 주문이 몰렸으나, 1년물 150억원은 120억원에 그쳤다.
당초 500억원까지 증액도 고려됐으나 2년물만 260억원으로 늘어났다. 금리는 2년물의 경우 6.3%, 1년물의 경우 공모 희망 금리 상단인 6.0%로 결정됐다.
SLL중앙의 이번 발행은 홈플러스 사태 이후 첫 BBB급 하이일드 채권 사례로 주목받았다. 올해 2월까지 BBB급 채권은 금리 인하 기조와 개인투자자 유입으로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3월 초 홈플러스 사태 이후 저등급 채권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개인투자자 기조 변화와 함께 기업·산업별 자금 조달에서도 차별화가 예상된다.
개인투자자 외면…하이일드 채권 포트폴리오 조정
작년까지 BBB급 하이일드 채권 발행을 이끈 건 고금리를 노린 개인투자자들이다. 금융투자협회 ‘2024년 장외 채권 시장 동향’에 따르면, 2024년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규모는 42조5000억원으로, 전년 37조5600억원 보다 5조원 늘었다.
회사채 순매수는 9조8631억원으로, 2023년 10조1925억에 비해 소폭 줄었다. 하지만, A등급 이하 비우량 채권 투자비중은 2023년 42%에서 2024년 49%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가 일부 완화되고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고금리를 좇던 자금이 저등급 채권으로 몰린 결과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3월 초 발발한 홈플러스 사태 이후 꺾이기 시작해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태 직후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수익률과 설정액에서 타격을 입었다.
홈플러스 전단채를 편입한 ‘KCGI공모주하이일드증권(채권혼합)’과 ‘KCGI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증권2호(채권혼합)’는 해당 채권을 80% 상각 처리하며 수익률이 급락했다. ‘KCGI공모주하이일드증권’은 3월 5일 0.45%에서 -2.07%로, ‘KCGI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증권2호’는 -1.48%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마이너스 수익률이 지속되고 있다.
KCGI공모주하이일드(위)와 KCGI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증권2호(아래) 수익률 추이 (사진=KCGI자산운용)
하이일드 채권 펀드의 설정액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 설정 규모는 연초 1조1131억원에서 1조93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23년 5213억원 수준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흐름이 2년 만에 꺾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하이일드 채권 투심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금리 환경 변화에 따라 선별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하이일드 채권시장에서 홈플러스 사태 영향이 지속되면서 시장을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도 줄어들고 있다"라며 "다만 시중 예적금 금리의 향방에 따라 다시금 투심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서도 포트폴리오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금리뿐만 아니라 발행사 건전성과 신뢰성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