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7월 3일 11: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내 지배구조 측면에서 내부통제와 위험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사고 예방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있어서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책무구조도가 적용된다. 임직원 의무를 명확히 하는 것이나 한편으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따른다. 채찍과 함께 당근도 제공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IB토마토>는 보험사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내부통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특별히 유의해야 할 부분도 다수 언급된다. 각자대표 체제나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은 내부통제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구조다. 또 보험사 특유의 복잡한 영업구조는 책무 중복이나 누락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각자대표 체제부터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직 등 '유의'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책무구조도 실무 적용에서 특별히 유의해야 할 사안 중 하나로 각자대표 체제 운영이 있다. 이는 2인 이상의 대표이사가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을 각각 지니고 있는 형태를 말한다.
각자대표 체제는 책무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해 혼선이 발생할 우려가 따른다. 일반적으로 경영관리와 자산운용 담당, 보험영업 담당 등으로 각자 대표의 역할이 나눠져 있지만 책무 측면에서는 경계가 불분명한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각자대표 책무 배분은 대표별로 소관 업무에 한정하거나 특정 대표에 단독으로 할당하는 것이 가능하다. 금융당국 권고 사항은 책무 성격과 대상을 맞추는 방향이다. 전사적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단독 배분하고, 소관 업무 관련은 각 대표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본적으로 대표이사 각자의 영역에 따라 책임이 다르게 적혀 있다”라면서 “임원들도 역할과 책무가 다르고, 전반적으로 책임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세분화가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 자리를 겸직하는 경우도 책무구조도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기본 전제인 견제와 균형 원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내부통제 측면에서 대표이사는 관리조치 내용과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해야 하며, 반대로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의 의무 이행 여부를 감독해야 한다. 겸직 구조는 이러한 책임 원리가 상충하게 만든다. 현재 보험사 가운데 14개사가 이런 형태인 것으로 확인된다.
구조 복잡한 보험영업…중층적 배분으로 중복·누락 우려
보험사는 다른 금융권 대비 책무구조도 적용과 내부통제 실현이 더욱 까다롭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영업 구조가 워낙에 복잡해 책무 구성의 중층적 배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조직도는 내부 그룹이나 부서 조직이 기본적인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 설계사(FC), 법인보험대리점(GA), 계약운영과 언더라이팅, 고객지원, 전략기획, 재무·회계, 리스크 관리, 자산운용, 특별계정 운영, 디지털·플랫폼, 신사업, 해외사업 등으로 범위가 넓다.
(사진=금융감독원)
통상 중층적 배분 정도가 강하면 내부통제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본다. 책무 배분이 중복되면 책임 소재 역시 불분명해져서다. 상위 임원이 하위 임원에게 실질적 책무를 넘기고 명단에서 빠지거나, 주요 임원에 대한 책무를 미배분 혹은 축소 배분할 여지도 더 크게 작용한다.
보험사 특유의 사업 구조나 경영 양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책무구조도 제도는 은행권 구조에 기반하고 있고 여기서 파생해 다른 업권에도 적용한 상태다. 은행권이 단기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보험은 모든 영역에서 장기적 구조를 나타낸다. 책무 구성도 사업 구조에 맞게끔 가꿔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IB토마토>는 “보험사는 책무구조도 짜임새를 갖추기가 더 어려운 구조”라면서 “영업 구성도 복잡하지만 경영 판단 자체가 다른 금융권 대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도 추가적으로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