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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13일 18: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툴젠(199800) (58,800원 ▼200원 -0.34%)의 2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한 풋옵션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회사는 현재 남아있는 CB 잔액을 일시에 상환하고도 남을만큼 넉넉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아직까지 회사의 연매출이 10억원 안팎에 머물러 있고, 매년 200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영업비용 대응을 보유 현금에 기대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금성 자산의 지속적인 감소가 우려된다. 사측은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보다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춰 유의미한 성과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툴젠 홈페이지)
리픽싱 최저한도 도달한 2회차 CB 전환가액…주가는 '전환·풋' 줄타기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전자교정 전문 기업 툴젠이 지난 2023년 11월 연구개발 등에 쓰일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한 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은 오는 11월 2월부터로,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3만4847원이었지만, 이달 초 시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지면서 최저조정가액인 2만962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문제는 전환가액 리픽싱 이후 회사가 별다른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툴젠의 주가는 2회차 CB 전환가액을 간신히 넘긴 2만9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CB 투자자는 투자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 보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해 전환을 통한 기대 수익 달성이 요원해질 경우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특히 사모 CB의 경우 시가 하락에 따른 하향 리픽싱이 발생했을 시 시가 상승에 따른 상향 리픽싱 의무도 부여되는 만큼, 회사가 풋옵션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어 보인다.
다만 이전까지 전환된 물량이 있어 금액적인 부담이 덜하다. 2회차 CB의 발행총액은 330억원이지만, 주가 흐름이 양호하던 지난해 11월 두 차례 전환청구가 이뤄져 각각 176억원과 30억원씩 총 206억에 대한 주식전환이 완료된 바 있다. 이달 2일 기준 미전환사채 권면총액은 119억원으로 집계된다.
툴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실 전환청구나 풋옵션 행사 같은 부분은 사측이 아닌 사채권자 측에서 의사결정하는 사항들이라 가능성에 대해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일반 투자자분들이든 기관이든지 마찬가지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자주 연락을 주시고 있고, 그때그때 소통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시상환도 가능하지만 연매출 정체에 쪼그라드는 현금 곳간
현재 툴젠은 유전자교정 플랫폼 기술 관련 특허 수익화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매출액은 2020년 7억원, 2021년 16억원, 2022년 7억원, 2023년 11억원, 2024년 9억원 등 10억원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2020년 51억원, 2021년 64억원, 2022년 76억원, 2023년 78억원, 2024년 74억원 등으로 몸집을 불려왔고, 이를 비롯해 연간 200억원 수준의 판매비와관리비를 지출하면서 영업적자를 지속해 왔다. 이에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5년 연속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기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 규모는 연간 142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회사는 잔여 2회차 CB 전량에 대한 풋옵션이 행사되더라도 이를 일시에 상환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툴젠은 현금및현금성자산 201억원과 기타금융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금융상품 252억원 등 총 453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2021년 기업공개(IPO) 당시 대거 유입된 자금을 단기금융상품의 형태로 보유해왔고, 매년 일정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며 현금성 자산을 관리해 왔다.
다만 전체 현금성 자산 규모가 감소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체 현금성 자산 규모는 IPO 직후 2021년 722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489억원으로 집계됐고, 1분기 말 453억원까지 줄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단기금융상품이 처음으로 300억원대 아래로 집계됐는데, 회사 운영에 소요되는 자금을 대부분 보유 현금으로 대응해야 하는 만큼 단기금융상품 보유량에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현금성 자산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풋옵션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사측이 받게 될 유동성 압박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빠른 시일 내에 현금창출력을 본궤도에 올릴만큼의 매출 시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 시점 캐시런웨이 이내에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툴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3월 말 기준으로 한 450억원 정도 현금성 자산이 있고, 유동적이긴 하나 매년 약 200억원 정도 비용을 사용을 하고 있어 캐시런웨이는 한 2~3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물론 유동성에 대한 염두를 해 가며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 당장 자금 조달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며 "자금 조달보다는 수익을 창출시켜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업계획상으로는 어느 정도 매출을 가시화시킬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공식적으로 언제부터 매출을 발생시키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다. 빠르게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내부적인 계획이나 노력들은 충분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