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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조건부자본증권, 신용등급 하락 '우려'…"투자자 위험 높아"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2일 18: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사가 발행하는 자본성증권 가운데 ‘조건부자본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는 일반 신종자본증권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기준점인 준거 등급보다 최소 -3노치(Notch)다. 보험업계서는 아직 발행 사례가 없지만, 채권 조건상 투자자 위험이 다른 신종자본증권보다 훨씬 높아서다.
 
일반 신종자본증권 중에서는 최근 등장한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이 기존 ‘보완자본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수준인 -2노치에서 책정됐다. 다만 새롭게 설정된 이자지급 요건의 안정성이 떨어질 경우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의 노치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정사유에 따라 신용등급 ‘-3노치’ 이상 적용
 
22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조건부자본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는 일반 보완자본·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보다 노치가 더 하향된다.  노치는 신용평가 등급의 세부 단계를 의미한다.
 
현재 자본성증권 노칭 체계는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대비 후순위채가 -1노치, 일반 신종자본증권이 -2노치로 낮게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A보험사 IFSR 신용등급이 AAA급이라면 후순위채는 AA+, 신종자본증권은 AA 등급으로 적용된다.
 
 
조건부자본증권은 신종자본증권 중에서도 상각과 전환 조건이 추가된 채권이다. 예정사유가 발생하면 투자 원금이 상각되거나 보통주 주식으로 강제 전환된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 위험과 부담도 크다. 채권 신용등급은 일반 신종자본증권보다 1노치 더 떨어져 IFSR 대비 –3노치까지 내려간다.
 
예정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노치 하락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예정사유는 보험사가 조건부자본증권을 상각하거나 전환할 수 있는 트리거(촉발요인) 개념으로, 법령상 다양한 형태로 설정이 가능하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034950) (78,300원 0원 0.00%) 수석연구원은 “예정사유가 부실금융기관 지정이나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정되는 경우 노칭 다운 폭은 동순위 채무 대비 1노치로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발동 가능성이 높은 계속기업 예정사유로 설정되는 경우에는 다운 폭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했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2노치 적용…변수 가능성도
 
최근 DB손해보험(005830) (88,500원 ▲800원 +0.90%)이 업계서 처음으로 내놓은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은 신용등급 평가가 기존에 있던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과 똑같은 수준으로 적용된다. AA0 등급으로 둘 다 IFSR 대비 2노치 낮다.
 
새 국제회계 기준인 IFRS17 적용 이후 보험사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성격에 따라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되고 있다. 가장 기본은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인데, 2023년 IFRS17 도입 후부터 현재까지 공모 발행된 모든 신종자본증권이 여기에 속한다.
 

(사진=연합뉴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스텝업(발행 10년 후 이자율 인상)조건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변제순위 측면에선 보완자본 신종자본증권보다 더 후순위며, 채권 이자에 대한 설정도 재원 요건(배당가능이익 내 제한)이나 취소 요건(완전재량) 등이 더 복잡하게 적용된다. 그만큼 자본성이 높아 보완자본이 아닌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다만 금리를 올리는 스텝업 조항이 없으면 발행사가 채권을 5년 조기상환해야 하는 유인이 구조적으로 떨어진다. 이자도 재원·취소 요건에 따라 지급받지 못할 위험성이 이전보다 커진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 사유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보완자본 신종자본증권과 신용등급이 같은 수준에서 책정된 것이다. 채권 조건이 투자자 입장에서 조금 더 불리해졌다는 정도로만 본 셈이다.
 
차등 없이 -2노치 적용이 기본 방침이지만 개별 보험사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이자 지급을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안정성이 과도하게 저하될 경우 노치를 더 낮춰 보완자본 신종자본증권과 차등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보험사는 대체로 이자 지급 안정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존 신종자본증권과 자본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라며 “다만 안정성이 낮은 경우 자본성이 심화되기 때문에 배당가능이익이 충분치 않은 보험사가 발행하는 증권에는 노칭 수준을 확대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도입을 앞두고 기본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K-ICS는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이 함께 담긴다.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려면 신용등급을 평가받아야 하는데, 등급이 낮게 책정되면 발행금리가 오르고 이자비용 부담이 더 크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