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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엔젠바이오, 현금 마르는데 사옥 매입…재무 악화 '자초'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일 16: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지속된 적자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는 엔젠바이오(354200) (5,220원 ▼90원 -1.72%)가 사옥 확보 목적으로 보유 현금을 웃도는 규모의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현금도 빠듯한 상황이어서 금융기관 차입을 적극 활용할 전망인데, 단기 차입금 비중이 높을 경우 유동비율의 악화가 우려된다. 회사는 1년 뒤 부상할 수 있는 전환사채(CB) 풋옵션 리스크가 남아 있어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더해 엔젠바이오는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자본확충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상증자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사진=엔젠바이오 홈페이지)
 
적자 지속으로 현금 축소성수동 소재 사옥 확보 추진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젠바이오는 지난달 30일 신영부동산신탁 주식회사로부터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매입하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양수 목적에 '사옥 확보 및 임대수익 창출, 자산가치 상승 기대'라고 기재했다. 현재 본사와 기업부설연구소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소재하고 있다.
 
매매대금은 총 237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엔젠바이오의 자산총액 329억원의 72%에 달하는 금액이다. 회사는 계약 체결 당일 계약금으로 24억원을 지급했으며, 오는 10월23일 잔금 214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자금 조달 방법은 자기자금 및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기재됐다.
 
우선 회사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2020년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엔젠바이오는 상장 이후 수년째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161억원, 당기순손실 규모는 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당기순이익에서 출발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마이너스(-)를 유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의 보유 현금은 매년 감소세를 이어왔고,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249억원에서 2023년 말 193억원을 거쳐 2024년 말 44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다만 올해 들어 진행한 두 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다소 숨통이 트였다. 6월13일 10억원, 같은 달 27일 85억원 납입이 이뤄지며 상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유상증자 항목으로 95억원이 유입,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8억원으로 여전히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 말 대비 보유 현금이 소폭 증가해 6월 말 기준 90억원이 됐다.
 
 
 
단기차입 증가 시 유동성 악화…부분자본잠식에 추가 자금조달 우려도
 
다만 앞선 두 건의 유증 당시 회사는 조달 자금 전액을 올해 인건비, 재료비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명시했다. 연간 영업손실 비용이 100억원을 넘어가는 상황이어서 보유 현금은 운영자금으로 활용되고, 건물 양수금액은 대부분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회사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022년 25억원, 2023년 20억원, 2024년 46억원, 25년 반기 46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양수로 인해 차입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차입금의 장단기 비중에 따라 유동성 악화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유동부채로 분류되는 단기차입금의 규모가 클 경우 유동비율의 악화는 불가피하다. 반기말 현재 회사의 유동비율은 127.11%다.
 
기업의 단기 채무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유동비율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향후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발행한 30억원 규모의 4회차 CB와 9월 발행한 25억원 규모의 5회차 CB의 전환가액은 각각 최저조정한도인 2186원과 1719원까지 조정된 상태인데, 2일 오후 2시 기준 회사 주가는 1699원으로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4회차 CB의 경우 지난 6월 엔젠바이오가 6억원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24억원이 남아 있으며, 5회차 CB는 25억원 전액이 남아 있다. 이들의 풋옵션 행사 가능일은 내년 6월과 9월에 도래하는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양수로 전환되지 않은 채 풋옵션 행사가 현실화 될 경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6월 말 기준 회사의 자본총계는 177억원으로 집계돼 자본금 250억원을 하회하는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만큼, 즉각적인 자본확충 효과를 동반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유형자산양수와 관련해 <IB토마토>는 엔젠바이오 측에 구체적인 유형자산 활용 방법과 금융기관 차입 규모, 차입금의 장단기 비중을 문의하고자 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