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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4일 15: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글로벌 방산시장 호황과 그룹 차원의 전폭 지원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125,000원 ▼3,700원 -2.96%) 외형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오는 2028년까지 11조원 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중장기 확장 전략을 직접 주도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현지 생산 요구가 강화되면서 수출 중심 구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차입 부담과 현금흐름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재무 안정성 관리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동관의 11조 확장 전략…해외투자 6조로 글로벌 생산체계 전환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매출 2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8조2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97% 증가했다. 방산 수출 확대와 한화오션 편입 효과가 모두 반영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 역시 올해 매출 전망치를 28조에서 30조원 사이로 제시하고 있다.
외형 성장의 중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자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있다. 2021년 사내 등기이사로 합류한 이후 2022년 전략부문 대표에 오르며 사업 전반의 재편을 주도 중이다.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설비 확장을 병행하고 있는데다 그룹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오는 2028년까지 11조7000억원 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 가운데 해외투자는 6조2653억원으로 절반을 넘어선다. 투자 항목에는 해외 방산 생산능력 구축, 해외 JV 투자, 해외 조선업체 인수 등이 포함됐다. 단순한 생산설비 확장을 넘어 글로벌 조달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인 셈이다.
김 부회장이 해외 거점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는 글로벌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들이 자국 방산업 재건에 나서면서 완성품 수입보다 현지 생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막대한 투자를 통한 현지 생산체계 구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미 호주 아스탈 지분 투자, 루마니아에 K9과 레드백 생산 라인을 마련했고, 싱가포르 다이나맥 인수로 조선과 해양플랜트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이어 미국 내 추진제 공장 설립 검토까지 포함하면 방산 주요 공정을 국가별로 분산하는 체계 구축이 이미 본격화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글로벌 방산 수요 자체는 크게 늘고 있지만 각국 정부가 현지 조달 비중을 강화하면서 해외 생산능력 확보가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의 선제 투자는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최소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노르웨이 K9 24문 계약, 폴란드 WB와 JV 설립 협약 등 주요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성장 동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11조원 규모 투자가 계획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수주 확대에도 현금흐름 마이너스…투자 성과 언제쯤
연이은 지분투자와 M&A에 재무부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12조4269억원, 순차입금은 6조4987억원이다. 올해 4월과 7월 두 차례 대규모 유상증자로 4조원 이상이 단기간에 유입되면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81.3%에서 221% 수준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투자 속도를 고려하면 당분간 차입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현금흐름이다. 잉여현금흐름(FCF)은 같은 기간 5231억원에서 올 3분기 마이너스(-) 1조3265억원으로 전환됐다. 해외 생산기지 확충과 조선 계열사 투자 등 대규모 지출이 동시에 발생한 탓이다. 향후 미국 유럽 중동에서의 현지 생산 요구가 강화되면 추가적인 자본적지출(CAPEX) 확대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IB토마토>에 "3분기에는 업계 특성상 계절성 요인이 반영돼 FCF가 음수로 나타난 것으로 향후 추세는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있어 현금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부담이 있지만, 본업이 잘되면서 재무적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말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업창출흐름이 좋기 때문에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계열사들에 투자 지원 주력사로서의 위치가 부각되고 있다"며 "결국 이런 투자의 발현시기를 최대한 소기에 내는 것, 균형잡인 투자 플랜을 세우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