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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동물실험 건너뛰는 신약개발…큐리에이터에 VC 자금 몰린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9일 15: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동물실험 생략 신약발굴기업 큐리에이터가 국내외 벤처캐피탈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비상장사인 큐리에이터는 현재 기업가치 400억원을 인정받은 가운데, 새해 초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 유치를 통해 암 분야 임상 유효성 입증에 대한 연구·개발(R&D)을 확대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왼쪽부터) 전누리 큐리에이터 창업자·백규석 큐리에이터 대표
 
동물실험 비용 줄이고 윤리문제서도 자유로워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에이터는 새해 1분기 중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회사는 조달금액을 암 분야 임상 유효성 입증을 위한 R&D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현재까지 4개 암에 대한 유효성을 입증한 상태로, 시리즈B 라운드 투자 유치를 통해 추가적인 4개 암에 대한 유효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큐리에이터는 지난 2017년 전누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한국에서 '큐리오칩스'라는 이름으로 창업했다. 큐리오칩스는 서울대 연구실 창업 벤처로 3차원 혈관구조와 종양 미세환경을 체외에서 모사하는 '인체 장기칩' 플랫폼 개발 기업이다. 신약 개발 및 맞춤형 치료를 위한 체외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는 동물실험 대신 인간과 유사한 생물학적 모델을 활용해 신약을 발굴한다. 지난 10월 동물실험 없이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전통적인 모델인 동물의 효능 연구 대신 인간의 혈관형성 기반 연구를 통해 IND 승인을 받은 첫 사례로 알려졌다.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동물실험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고, 임상 실패할 경우 수십조원이 낭비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구성원 역량도 벤처투자 업계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다. 미국 빅파마(대형제약사) 버텍스파마슈티컬(이하 버텍스) 출신 백규석 대표가 2019년 합류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백 대표는 버텍스 등에서 25년 이상 바이오·메디컬 연구를 진행해 온 전문가로 알려졌다. 큐리에이터의 기술과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오가노이드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한스 클레버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의대 교수도 회사에 소속돼 있다. 이 밖에 버텍스 출신 재원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큐리에이터는 ▲스틱벤처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스파크랩파트너스 ▲서울대기술지주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스틱벤처스가 재무적투자자(FI)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큐리에이터가 밝힌 회사 기업가치는 약 400억원이다. 새해 1분기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 유치를 받을 경우 기업가치는 700억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투자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큐리에이터는 동물실험 기반 임상실험 실패로 낭비되는 수십조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동물 윤리 이슈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큐리에이터의 사업모델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대규모 투자를 받을 경우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대형 로펌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큐리에이터는 전세계 최초로 동물실험 없이 FDA로부터 IND 승인을 받은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라며 “회사 사업모델은 바이오 업계 내에서 게임체인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3년 뒤 미국 빅파마 M&A '청사진'
 
큐리에이터는 새해 초 투자 유치를 받고 회사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경우 미국 빅파마에 인수·합병(M&A)를 통해 기존 주주들에게 투자회수(엑시트) 수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시장 상장도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바이오 업계 내에서 M&A는 기존 주주들에게 엑시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주요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빅파마는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피인수 기업에 제공할 수 있고, 기업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큐리에이터가 미국 빅파마에 인수될 경우 회사에 초기 투자한 FI의 엑시트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큐리에이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년 1분기 중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암 분야 유효성 입증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8년께 미국 빅파마와의 M&A를 통해 기존 주주들에게 엑시트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