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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항공안전 구조개혁)②항철위, 간판보다 중요한 '실질 독립'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3일 18: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던 항공안전 감독기구와 피감기구의 구조적 분리 문제가 마침내 매듭지어졌다. 이에 따라 항공사고 감독 제도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안전 감독 제도의 구조적 분리는 향후 항공산업 전반의 안전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보다 공정한 사고 조사 결과가 도출되면서 항공사의 책임이 한층 무거워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안전 수준 향상을 통해 항공산업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B토마토>는 이번 항공안전 감독 제도 개편이 갖는 의미를 짚어보고, 이를 계기로 국내 항공사들의 안전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국토교통부에서 국무총리실 산하로 자리를 옮기며 제도적 독립성이 확보됐다. 다만, 실질적 독립성까지 확보하려면 위원 선임에서도 국토부의 영향력을 줄이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법률상 위원 선임에 관한 규정은 이전 규정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과거와 유사한 구성의 위원회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시행령 등 하위법령의 구체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한국공항공사)
 
실질적 독립성 확보 과제
 
23일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국토교통부 산하의 항철위는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된다. 항공사고 조사에 대한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이다.
 
다음 과제는 실질적 독립성으로 옮겨진다. 대표적으로 위원회 내 인적 구성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미다. 위원회의 소속 변경으로 제도적 독립성이 확보될 발판이 마련됐지만, 이를 구성하는 구성원에 변화가 없다면 조사의 실질적 독립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하 개정안)은 항철위원의 자격 요건과 결격 사유를 담고 있다. 이번 법 개정안은 이전 법안에서 일부 내용만 추가됐을 뿐 기존 임명 요건과 큰 틀에서 차이점이 적다. 게다가 상임위원의 공무 외 겸직 금지 규정이 여전히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항철위 상임위원에 민간 전문가가 임명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공직자 중심으로 규정된 위원 규정은 사고 조사 과정서 조사 전문 인력 확보, 행정 효율성 등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개정안은 항공 위원회 내 항공과 철도 분과 구성비, 특정 출신 위원 수의 제한 등 구체적인 요건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실질적 독립성이 우려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우려는 시행령 개정 등으로 보강할 수 있다. 법에서 규정하지 않은 빈틈을 시행령이 채워주는 것이 일반적인 입법 절차다. 법을 통해 자격을 부여하면, 시행령으로 자격이 있는 자의 구성, 위원의 처우 등에 대한 규정을 새로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시행 중인 항공철도조사에 관한 시행령은 위원회의 실질적 독립성을 담보할 방안을 규정하지 않는다. 법 개정에 따라 조만간 시행령도 손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 통과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조사 과정의 독립성 결여 논란에서 나온 만큼, 위원의 자격 요건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 위원회 구성비 등 규정이 하위 시행령에서 다뤄져야 개정안의 취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항공사고 조사 등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우선시되어야 할 가치는 실질적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직도(사진=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실질적 독립성…조사 속행 요건
 
제주항공 사고 조사 논란의 핵심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가 아직 없다는 점에 있다.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향후 조사가 객관적으로 진행되려면 국토부 출신 인사 등의 영향력 제한 등 실질적 독립성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개정안은 행정기관의 4급 이상 공무원으로 2년 이상 있었던 사람에게 위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 항공사고 등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국토부 공무원 출신 인사 선임이 가능한 조항으로 해석된다. 항공 안전에 관한 실무를 다뤄본 경험자가 필수적이기에 관료 출신 인사가 필수적이지만, 지나친 영향력을 제한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이다.
 
위원회가 국토부 출신 인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제도적 독립성 확보는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승준 청주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IB토마토>에 “새로 출발하는 항철위의 구성원이 누가 되는지도 중요할 것”이라며 향후 항철위의 실질적 독립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 말했다.
 
한편 항철위는 개정안 시행일에 전원 사임한다. 만약 후임자가 선임되지 못할 경우 종전 위원회가 새로운 위원회 구성 전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한 항공안전 전문가는 <IB토마토>에 “항철위원 임명권이 국토부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갔지만, 국토부와 관계있는 사람들이 위원회를 다수 구성할 경우 제도적 독립성 보장 노력이 원상복구될 우려도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