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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소용없다…채권단 변제율 '한계'
이 기사는 2026년 03월 9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 속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채권단 전반의 변제율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두 달가량 연장했지만, 자산 매각만으로는 채권 구조 자체를 바꾸기 어렵다는 평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회생 절차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포함한 자산 유동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익스프레스 사업의 매각 가격을 8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홈플러스 본사 전경 (사진=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해도 ABSTB 투자자 변제율 개선 가능성 '미미'
 
현재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선순위 담보 대출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전국 60여 개 주요 점포 부지와 건물에 대해 1순위 수익권을 확보하고 있다. 회생 절차에서는 담보권자가 일반 채권자보다 우선 변제를 받는 회생담보권을 갖기 때문에,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유입되더라도 이 돈은 전액 메리츠 측의 대출 원금을 갚는 데 우선 사용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익스프레스를 1조원에 매각하더라도 규모로만 보면 메리츠의 선순위 채권액조차 전액 상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청산 절차로 전환될 경우 선순위 채권 상환은 가능할 수 있지만, 5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시중은행의 일반 무담보 금융 채권이나 수천 곳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의 상거래 채권은 100% 변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포함된 자산유동화 전단채(ABSTB) 투자자들의 경우 변제율은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 관련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 규모는 약 4000억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ABSTB는 홈플러스의 매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해 발행된 단기 채권으로, 구조상 홈플러스가 직접 발행한 회사채가 아니라 유동화전문회사(SPC)가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 형태다.
 
홈플러스가 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하면서 일부 채권단에서는 회생 재원 확보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ABSTB 투자자의 회수율이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체 채권 규모와 담보 구조를 고려하면 약 1조원의 매각 대금으로 약 5조원 이상에 달하는 채권 변제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금융)을 투입하면서 법원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2개월 연장했지만, 관련 업계에선 청산 절차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익스프레스 매각이라는 단기 처방으로는 수조원대 금융채권 부담과 구조적인 수익성 문제를 동시에 해소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익스프레스라는 우량 자산을 팔아 치우면 향후 홈플러스의 영업 현금 흐름은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한데, 그 매각 대금조차 일반 채권자들의 변제율을 높이는 데 쓰이지 못한다면 채권단이 회생안에 찬성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ABSTB 책임 공방 확산…검찰, 사건 재배당으로 수사 동력 강화
 
ABSTB 발행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신영증권(001720) (59,000원 ▼400원 -0.68%)과 홈플러스 간 판매 책임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도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신영증권은 전단채 발행 구조 설계와 총액 인수 역할을 맡았다. 이후 셀다운을 통해 일부 물량이 다른 증권사를 통해 개인 투자자와 일반 법인 투자자에게 판매되면서 리테일 투자자까지 투자 범위가 확대됐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4월 하나증권, 현대차증권(001500), 유진투자증권(001200) 등 4개 증권사가 연대해 홈플러스 및 MBK파트너스 관계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신영증권 측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 채 단기 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직전, 한 달간 약 1518억원 규모의 ABSTB를 집중적으로 발행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신영증권 금정호 대표 등을 신용훼손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한 상황이다. 신영증권이 3년 가까이 홈플러스의 재무 지표와 IR 자료를 분석해왔기 때문에 회사의 위기를 모를 리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 하락 고지를 받은 것은 2월 말이며, 그 이후에는 채권을 판매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무죄가 잇따라 선고되자, 수사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기존 반부패수사3부가 담당하던 MBK 김병주 회장 등 경영진 4명의 사기 혐의 사건을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혁)로 재배당했다. 반부패수사2부는 대형 현대차 비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금융·경제 범죄 수사에 특화된 곳으로, 검찰이 현미경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검찰이 최근 수사 부서를 재배당하며 수사 동력을 강화한 만큼, 다가오는 5월 회생 시한 전후로 구체적인 기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결과는 향후 투자자 손실 책임을 둘러싼 민사 소송에서도 핵심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구조에서는 익스프레스를 매각하더라도 선순위 채권 상환에 대부분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일반 채권자 변제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며 "회생안이 채권단 동의를 얻으려면 추가 자금 투입이나 구조적인 채무 재조정이 병행되지 않는 이상 가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