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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9일 16: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은 단순한 갑질 논란을 넘어섰다. 계약 구조와 수익 배분 등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갈등은 점점 더 깊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수익 구조를 둘러싼 분쟁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지만, 법적 소송은 승패를 떠나 본사와 점주 모두에게 부담과 상처를 남기는 ‘제로섬 구조’로 반복되고 있다. <IB토마토>는 프랜차이즈 산업 분쟁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갈등의 흐름을 짚고, 소송과 상생 시도, 정책 대안을 함께 살펴본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와 실질적인 해결 가능성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본사와 가맹점주 간 분쟁이 더 크고 빠르게 격화되고 있다. 과거 제품 밀어내기 등 '갑질 논란'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차액가맹금 집단 소송, 배달플랫폼 정책 갈등, 형사 사건까지 이어지며 분쟁 양상이 한층 복잡해졌다. 점주들은 수익 구조를 흔들고,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배달 플랫폼 시장까지 얽히면서 갈등 범위도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내 가맹점. (사진=뉴시스)
갑질 논란에서 차액가맹금 소송까지…확산되는 본사·점주 갈등
9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갈등은 과거에는 주로 본사의 '갑질 논란' 형태로 나타났다. 2013년
남양유업(003920) (457,000원 0원 0.00%)의 본사가 대리점에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는 '제품 밀어내기' 사건이 이슈의 시작이었다. 2016~2017년에는 미스터피자가 가맹점주들에게 치즈 등 필수 식자재를 본사에서만 구매하도록 강제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8년 제네시스BBQ는 가맹점주들에게 지정된 가격으로 닭고기와 소스를 구매하게 하면서 민원이 제기됐고, 2019년에는
교촌에프앤비(339770) (7,430원 ▼70원 -0.94%)의 교촌치킨에서는 본사 광고비 점주 강제 부담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다만 당시 분쟁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행정조정, 협상을 통해 대부분 일단락됐다. 그러나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은 집단 소송, 형사 사건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차액가맹금은 업계 전반에서 줄소송이 이어지는 '뜨거운 감자'다. 차액가맹금이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필수 물품·재료를 공급하면서 실제 조달 비용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해 발생하는 차익을 뜻한다.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지정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본사는 추가 수익을 얻게 된다. 점주들은 이 차익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최근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차액가맹금 소송은 피자헛이 업계에 불을 지폈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공급한 원재료 가격과 실제 조달 비용 차이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지난 1월 본사에게 약 215억원의 차액가맹금 반환을 명령했다. 이 판결 이후 주요 브랜드로 차액가맹금 소송이 확산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9월 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 2심 판결 이후 지난해까지 17개 브랜드에서 총 2491명의 가맹점주들이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가맹분야 분쟁조정 신청은 총 2615건으로 나타났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료를 통해 "공정위는 매년 발생하는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분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종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악구 피자가게 살인사건 피의자 A 씨가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형사사건까지 번진 이해 충돌…프랜차이즈 분쟁 양상 다변화
갈등 양상은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만큼 더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독과점 형태 시장인 배달플랫폼이 중심이 되는 갈등이 있었다. 지난 2월 처갓집양념치킨가맹점주협의회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과 본사가 함께 추진한 '배민 Only'(배민온리) 프로모션이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며 가맹사업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 프로모션은 가맹점이 다른 배달앱 대신 배민에만 입점하는 조건으로 중개수수료를 기존 약 7.8%에서 약 3.5%로 낮춰주는 내용이다. 점주들은 다른 배달 앱을 사용 못 하도록 사실상 제한하고, 위험성과 불리한 조건을 충분히 고지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치킨업 특성상 가맹점 매출의 상당 부분이 배달 주문에 의존하면서, 본사·점주·플랫폼 간 이해관계 충돌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형사사건으로까지 치달은 갈등도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관악구의 한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는 가맹점주 A씨가 본사 직원 등 3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그간 점포 내부 수리 문제로 피해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갈등은 단순 갑질 논란을 넘어 수익 구조와 플랫폼 시장까지 얽힌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오세조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2025 프랜차이즈 미래혁신 포럼에서 "본사와 가맹점이 갈라져 사소한 일에 몰두하게 되면 새로운 변화, 혁신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단순 규제가 아닌 미래지향적 정책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프랜차이즈 산업은 성장기에는 갈등이 상대적으로 덜 드러나지만, 경기 침체로 시장이 어려워지면 이해관계 충돌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에는 비용 상승과 매출 둔화가 겹치면서 가맹점주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본사와 점주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맹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본사의 혁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본사가 기존처럼 마진 중심의 이익 구조에 머무른다면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