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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바른당, 합리적 보수 대안돼야
박주용 정치부 기자
"자유한국당이 강성 보수세력처럼 보일수록 우리당이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이들에게 대안정당으로 주목받지 않겠느냐."
 
바른미래당에서 최근 나오고 있는 목소리다. 다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5·18 폄훼 발언' 논란 이후 최근 다시 회복중이긴 하지만 대체로 2~3%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당은 이들이 한국당의 강성 보수성향에 실망해 지지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들 중 상당수가 '무당층'으로 돌아섰는데, 결국 합리적 보수세력을 찾아 바른당으로 올 것이라고 자체 분석 중이다.
 
이러한 기대감 때문일까. 한국당과 함께 대표적인 보수야당으로 동일시됐던 바른당이 최근에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당과 차별화에 나서며 정부·여당 비판 이상으로 한국당을 향한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쟁점이 되는 정치현안에서 어정쩡한 결론을 내리면서 '바미스럽다'는 말까지 들었지만 최근 명쾌한 입장을 제시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최근 한국당 당권주자들의 '우경화' 선명성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바른당의 운신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한국당이 오른쪽 끝으로 내달릴수록 '합리적 보수'의 공간이 열리는 측면이 있어 바른당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이럴 때 일수록 바른당은 '합리적 보수', '대안 보수'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정부의 대북정책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면서도 경제정책에 대해선 따끔히 질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한 가지 대안일 수 있다. 최근 당 지도부 발언에서도 이같은 변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손학규 대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 평화 통해 남북경협에 획기적 진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선 "이제는 폐기해야 된다"고 날을 세웠다. 
 
정부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협력할 때는 협력해주고 질책은 따끔히 하는 것이 올바른 야당의 길이다. 이는 한국당이 흔히 말하는 '신북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한국당의 우경화가 계속된다면 보수의 대안세력으로 바른당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휘그당의 자리를 공화당이, 영국에서 자유당의 자리를 노동당이 대체했듯이 말이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