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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목메는 사연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1: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대부분의 사업이 자금이 많으면 유리하다. 소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금을 아무리 쏟아도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도 존재하는데, 생명보험업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KB금융(105560) (34,200원 ▲1,100원 +3.22%)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구축하려면 선택지는  '우량' 생보사 인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푸르덴셜 생명보험 인수전 주요 후보. 출처/뉴스토마토, 각사 홈페이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렸던 푸르덴셜생명보험 지분 100% 매각에 관한 본입찰에 전략적투자자(SI)인 KB금융지주와 재무적투자자(FI)인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다. 기존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군이 본입찰에도 대부분 참여하면서 업계에서는 푸르덴셜 인수전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인수 의사가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유럽·일본 생보사들의 사례처럼 국내 보험업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푸르덴셜생명은 견실하고 톱 티어에 속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의 인수 의사가 적극적인 배경은 여러 가지지만, 결론은 자체 성장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금융 내 KB생명은 생명보험과 관련한 각종 지표에서 하위권이다. 뒤에서부터 순위를 찾는 것이 빠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명보험사 기준 KB생명의 총자산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6위다. 영업에 관한 지표는 순위가 3단계 내려간다. 수입보험료(일반계정 기준), 보험영업수익, 당기순이익은 모두 19위다. 거꾸로 셀 경우, 5위다.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KB생명 아래 DGB생명, 하나생명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KB생명 자체의 문제만으로 보긴 어렵다. 생명보험업 특유의 계약 구조·영업 환경에서 금융지주사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기 어렵다는 점을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명보험 업계의 '빅3'는 삼성생명(032830) (46,750원 ▲200원 +0.43%), 한화생명(088350) (1,640원 ▼35원 -2.13%), 교보생명으로 이 중 금융지주사는 없다. 규모 기준으로 4위는 금융지주 계열사인 NH농협생명이다. NH농협생명은 규모는 크지만, 실적 기준으로 볼 때 대형 생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보기 어렵다. NH농협생명은 2018년 말 기준으로 5조 이상 매출을 기록한 대형보험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401억원으로 삼성생명 1조 2525억원의 30분의 1수준이다. 
 
게다가 자산효율성도 마찬가지다.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NH생명보험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05로 교보라이프플래닛, 처브라이프, BNP파리바카디프, ABL생명에 이어 ROA가 거꾸로 5번째다. 영업이익률은 (-)1.5%를 기록, 거꾸로 4번째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생보사를 신설해 지주 내에서 유기적으로 성장(Orgnaic Gross) 하기는 매우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보험대리점(GA) 활용도다. 보험 영업은 다른 금융업과 달리 모집인 활용도가 높다. 달리 말하면 내부 직원들보다 아웃소싱 영업 의존도가 높기에 지주사 내 여러 채널의 시너지가 낮다는 의미다. 또한 GA는 다른 생보사의 보험 상품도 판매가 가능하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수는 41만여 명에 달한다. 이는 7개 전업카드사 카드 모집인 1만 여명보다 40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한 보험설계사 중 보험 대리점(GA) 소속 설계사가 23만여명으로 보험사 소속 설계사 18만 여명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설계사가 1만명이 넘는 곳만 4곳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 보험 특성상 완전히 알고 드는 경우는 적다"라면서 "일반인이 생명보험 상품을 표준화시켜 비교하는 것이 어렵기에 상품 비교를 설계사에게 맡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GA는 소속 설계사와 다르게 다양한 회사의 보험 상품을 취급할 수 있어 맞춤형 서비스를 하기 적합하다"라고 덧붙였다. 
 
IB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같은 대형 생보사와 달리 금융지주 내 생명보험사들은 모집인에게 주는 수수료가 낮은 편"이라면서 "그렇기에 보험모집인들이 대형 금융사들을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사가 생명보험 영업을 쉽게 보고 있다는 것은 인사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2014년 DGB금융지주가 우리아비바생명을 NH농협금융로부터 인수할 당시, DGB생명보험은 한화생명 출신으로 리스크 담당 본부장을 했던 오익환 씨를 대표이사로 앉혔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 능력은 상당할 텐데 외부 영입 인재가 영업 부분이 아니라 리스크 전문가였다"면서 "생명보험에 대한 금융지주사의 이해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회고했다. 
 
오익환 전 대표는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직후 DGB생명보험을 5년 안에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톱10 안에 드는 보험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익의 질을 높이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후 성적표는 목표했던 톱10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인수 당시 순위였던 19위에 가깝다. DGB생명보험은 지난해 11월 기준 당기순이익 순위가 전체 17위다. 거꾸로 7등이란 의미다. 다만, 19위가 KB생명, 20위가 하나생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DGB생명보험 인력의 문제보다 금융지주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풀이된다. 
  
  
IB전문가들은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316140) (8,740원 ▲380원 +4.35%)가 유의미하게 생명보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인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에 매물로 KDB생명, 푸르덴셜생명이 나와있는데, 일정 수준 규모가 없으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효과가 적다. 
 
또 다시 DGB금융지주를 예로 들면, DGB금융지주는 구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할 당시 동양생명(082640) 인수도 함께 저울질했다고 전해진다. DGB금융지주는 덩치가 큰 동양생명에 부담을 느껴 대신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했다. 오 전 대표이사는 2016년 신년사에서 강소(강소) 생보사 도약'을 목표로 삼겠다고 발표를 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작음은 성공했지만 강함으로는 실패에 가까워 보인다. 
 
시장에 나온 생명보험사는 KDB생명, 푸르덴셜생명 총 2곳이다. 인수대금은 4배 이상 차이가 날 것으로 추산된다. 자산은 대동소이하고, 당기순이익은 2배가량 차이 난다. 푸르덴셜생명과 KDB생명은 총자산이 각각 20.9조원, 19.4조원으로 별 차이가 없지만 지난해 11월까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각각 1464억원, 710억원으로 푸르덴셜생명이 약 2배가량 높다. 
 
IB전문가들은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생명보험사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면  인수 후 통합(PMI) 때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큰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IB 관계자는 "보험업을 제대로 할 것 같으면 지주사는 큰 생보사를 인수·합병(M&A) 하는 것이 맞다"라면서 "KDB생명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는 시장 상황과 대형 사모펀드들도 함께 뛰어들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이 판단은 현 시장의 컨센서스"라고 전달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