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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삼성증권, 코로나19 쇼크에 ELS 마진콜 어쩌나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일 11: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활발했던 삼성증권(016360) (31,450원 ▲1,800원 +5.72%)이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지수형 ELS의 주요 기초 자산들이 크게 하락하면서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증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헤지(위험회피) 위험과 운용 수익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ELS 기초자산별 미상환잔액의합은 135조942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의 ELS 기초자산별 미상환잔액의 합은 21조3736억원으로 지난해 ELS 발행액 기준 빅5(미래에셋대우(006800) (6,940원 ▲480원 +6.92%),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005940) (10,900원 ▲550원 +5.05%)) 중 가장 많았다.
 
증권사 2020년 2월말 기준 ELS 미상환잔액 현황. 출처/한국예탁결제원
 
ELS의 운용방식은 크게 자체 헤지와 백투백 헤지로 나뉘는데 부담이 되는 것은 자체 헤지 ELS다. 자체헤지란 증권사가 ELS를 발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직접 헤지거래하는 것을 의미하고, 백투백 헤지는 외국계 증권사에게 ELS 손실이나 이익을 모두 전가하는 방식이다. 해외금융사로부터 ELS를 사들여 투자자를 모집하는 백투백 헤지는 해외IB로 전가되는 장점은 있지만 운용 수익이 낮다.
 
이에 증권사가 직접 상품을 내놓고 운용하는 자체 헤지 상품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증권의 자체 헤지 ELS 잔액은 6조원으로 가장 크고, 자체 헤지 ELS 미상환 잔액은 16조원(멀티에셋 중복 계산)으로 증권사 중 1위였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높은 ELS 자체 헤지 비율로 자산관리(WM)수수료 및 트레이딩 이익을 견인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증권이 ELS·파생결합증권(DLS) 관련 자체 헤지 규모를 7조204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비중으로 따지면 80% 가량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로스톡스50(Euro Stoxx 50),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S&P 50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니케이225(NIKKEI 225), 코스피 200(KOSPI 200) 등의 기초 자산이 하락하면서 대규모의 마진콜이 발생했다는 데 있다. 실제 연초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지수 하락률을 살펴보면 유로스톡스50이 27.1%, S&P 500 19.4%, HSCEI 16.9%, 닛케이225 17.8%, 코스피200은 19.9%가 내렸다. 미국의 부양책, 유럽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 발표로 진정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증권사는 ELS 자체 헤지를 위해 해외거래소에 증거금을 내고 파생상품을 매수하는데 기초 자산인 해외 지수가 폭락하면서 증거금을 추가 납부하라는 마진콜이 발생했다. 만약 증거금을 내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일어나 손실을 보게 된다삼성증권은 약 1조원 가량의 마진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삼성증권은 전자단기사채 및 기업어음(CP) 등 단기차입금 한도를 1조5000억원 증액한다고 공시했는데 시장은 마진콜에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별 자체 헤지·원금비보장 파생상품 부담 현황(2019년 9월말 기준). 출처/한국기업평가
 
기초자산이 해외 지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조건을 채우지 못해 발행→조기상환→수수료 획득→재발행이라는 꾸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ELS의 순환구조가 깨지게 되면 발행 수수료 수익은 줄어들고 조기상환 시점마다 이뤄지는 헤지 포지션 재배치로 인한 비용부담까지 늘어나게 된다.
 
원금 손실(녹인·Knock in) 구간에 진입하면 원금손실에 대한 부담은 투자자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증거금 부담이 다시 줄어들 수 있지만 녹인에 진입하지 않는 수준으로 증시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증거금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1분기에는 증거금 납입을 위한 거래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2~3분기 ELS 관련 운용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하이투자증권은 ELS 자체 헤지 증거금 조달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을 반영해 올 1분기 삼성증권의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을 -347억원으로 추정,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준섭 NH투자연구원은 “코로나19가 야기한 글로벌 주요 증시 변동성은 삼성증권의 ELS 관련 수익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다면 2분기 내에는 대부분 조기 상환에 성공하겠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1년 이상 트레이딩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측은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ELS 운용을 하면서 관리비가 늘어난 상황으로 이것이 손실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마진콜 이슈의 경우 문제없이 대응했다”라며 “최근 주요 해외 지수들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지급했던 증거금 일부가 어느 정도 회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