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토마토)
노조 문제에 입 닫은 삼성증권
삼성증권의 모회사인 삼성그룹은 오랫동안 '무노조'를 경영방침으로 삼았습니다. 그룹사 별로 개별적인 노동조합이 있는 곳들도 있었으나, 활발한 활동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2020년 5월 이재용 당시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지를 공식 선언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노조처럼 활발하게 활동하지는 않습니다.
삼성증권의 이번 임단협 체결도 예상대로 순조로웠는데요. 삼성증권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증권은 복수노조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교섭권 보장을 위해 양 조합과 20년 넘게 개별교섭을 진행해왔으며, 이를 통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노조간 갈등없이 원만하게 임금교섭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증권사 노조에선 삼성증권의 노사 협의에 의구심을 드러냈는데요. 주요 증권사 노조 관계자는 "삼성증권 노조는 지난 10년간 다른증권사 노조들과 교류한 역사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삼성증권 직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임금교섭 때 정도만 나타나는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증권사 노조는 통상 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서비스노조에 가입해 있거나 개별 노조 조직으로 나뉩니다. 삼성증권 노조는 지난해까지 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서비스노조에 연맹 체제로 가입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연맹이 사라지면서 삼성증권 노조도 사무금융노조와 교류가 멈췄는데요.
사무금융서비스노조 관계자도 "삼성증권 노조는 연맹에 이름이 오른 동안에도 연맹비를 낸 적도 없고, 활동한 적이 없어서 잘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업계 복수 관계자도 "삼성증권 노조와는 교류해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삼성증권 측은 유명무실한 노조에 관한 업계의 비판 및 계약직 직원 적용 여부 등 임금 협상 세부내용 등을 묻는 말에 "노조와 관련한 부분은 회사 내부 사정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삼성증권 본사. (사진=삼성증권)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