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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금리인하 기대 무너진 자본시장…IPO·유상증자 줄줄이 연기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7: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12.3사태 이후 국내 자본시장이 거센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무너트렸다. 채권 시장에선 계엄 때 보다 금리 변동폭이 더 커졌고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 기업의 자금조달 계획은 취소되거나 미뤄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 소식에 채권시장 변동서 커져
 
현지시간 18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의장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과정에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높았고,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 역시 올라가서 여기에 맞추었다”라며 향후 금리 인하 속도조절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는 국내 채권 시장을 직격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파월 의장 발언 직후인 19일 국내 채권 시장 금리에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7bp 오른 2.603%에 거래를 마쳤다.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도 전 거래일 대비 7.2bp 오른 3.275%, BBB-급 3년물 회사채 금리도 전 거래일 대비 6.8bp 오른 9.046%로 마감했다. 이는 앞서 있던 12.3사태로 인한 변동폭보다 큰 수준이다. 
 
 
이튿날인 20일에도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졌다. 이날 오전 기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1bp 오른 2.614%, AA-급과 BBB-급 3년물도 각각 1.3bp, 1.2bp 오른 3.288%, 9.058%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새해 채권 발행 규모가 올해 대비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채권시장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근원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저금리 시대로의 회귀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미국의 금리 향방이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로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 추진과 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금리 인하를 막고 있다.
 
실제 올해 회사채 발행 비율을 살펴보면 11월까지 발행된 채권은 약 68조7000억원으로 전년 69조70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 회사채 발행 예상액은 87조6000억원으로 17.5% 증가할 전망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투자 감소로 인해 기업의 신규 자금수요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라며  "불확실성 회피 심리가 심화돼 새 채권 발행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직격'…유증, IPO도 멈춤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주식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주가가 자금조달 규모와 연동되는 유상증자는 올해 급격히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 유상증자 주관 건수는 총 14건으로 지난해 37건 대비 60% 넘게 줄었다. 코스닥에서도 전년 대비 24.0% 감소한 35건 주관이 전부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IB토마토) 
 
IPO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 플랫폼 기업 데이원컴퍼니는 이달 예정됐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내년 1월 초로 연기했다. 데이원컴퍼니는 신고서 정정을 통해 재무적투자자(FI)들의 공모 후 지분율을 일부 수정했다.
 
자동차용 변압기 업체인 모티브링크도 이달 수요예측을 내년 1월 말로 연기했다. 이 외에도 삼양엔씨켐, 아스테라시스, 아이지넷이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을 내년 1월에서 2월로 미룬다고 공시했다.
 
이창희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 연구원은 "국내 IPO 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공모주 흥행 여부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안정적 회복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유상증자도 잇따라 취소됐다. 대다수 기업 인수자의 자금문제 또는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기업가치 문제 때문이었다.  다보링크(340360)는 19일 기존 예정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철회의 이유에 대해 다보링크는 “제3자배정 대상자의 유상증자대금 납입 철회로 인해 이번 건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엠코리아(095190)도 예정된 3자배정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 해당 유상증자는 키웨스트글로벌자산운용을 대상으로 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계약이었다. 하지만 매수인과 매도인 간 기업 밸류에이션 문제에서 견해 차이 문제로 결국 계약은 불발됐다.
 
상황이 이렇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한동안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시장의 여건을 반전시킬만한 요인이 없어 각 기업들은 투자나 자금 조달 행보에 신중해질 것이란 진단이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대내외 변수의 등장 이전부터 조정을 받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실상 멈춤 지시를 받았다”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오는 1월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 결정과 현재 국내 정치권에서의 정책 공백이 완화된 시점에서야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