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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실적 양극화…M&A 전망 불투명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실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금융지주사의 행보에도 변수가 생겼습니다. 아직 보험 업황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인수합병(M&A) 매물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보험업황 개선 판단 일러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 계열 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23억원으로 전년 동기 2203억원 대비 8.2% 감소했습니다. 회계제도 변경으로 대규모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데다 고금리 지속에 따라 금융자산 평가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손익이 줄어든 영향입니다.
 
KB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이익은 5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5252억원 대비 8.9% 증가했습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상반기 순이익이 역대 최고인 5720억을 달성했다"며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며 CSM 증가로 보험영업손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 (37,050원 ▼100원 -0.27%)) 계열 보험사인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순이익은 3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3117억원 대비 0.4% 늘었습니다. 반면 신한EZ손해보험은 2022년 출범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반기 순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47억원 확대됐습니다.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상품 판매 중심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특성상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기 쉽지 않고, 새로운 IT 시스템을 구축하며 비용이 증가한 점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NH농협금융 계열 보험사인 NH농협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16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415억원 대비 12.4% 늘었습니다. 반면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이익은 1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1413억원 대비 14.7% 떨어졌습니다. 지난해보다 자연재해 피해가 늘면서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등의 정책보험 손익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 계열 보험사는 두 곳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나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2억원으로 전년 동기 131억원 대비 29.4% 감소했습니다. 고금리 여파 속 늘어난 투자손실에 발목을 잡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나손해보험도 지난해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습니다. 그나마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211억원 대비 적자폭이 55억원 줄었습니다. 하나금융은 장기보험 판매를 위한 IT 인프라 구축 비용이 증가했고, 자연재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비은행 M&A 신중론 불거져
 
보험사는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실적을 받쳐주는 핵심 계열사입니다. 비은행 강화를 도모하는 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와 사업구조 다각화 기회를 엿보는 교보생명 등이 보험사 인수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중소형 보험사는 오히려 그룹 전체의 실적에 흠집을 내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디지털화·요양사업 등으로 투자요소는 늘었는데 저출산 고령화로 보험 본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금융지주사 M&A 전략에 신중론이 대두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현재 M&A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손해보험(000400) (2,280원 ▼40원 -1.75%)은 지난해부터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비교적 손해보험사가 약한 금융지주들이 롯데손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문제는 물망에 오르는 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시현하지 못하고 있어 M&A 전략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언입니다. 
 
실제로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이 잇따라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보험사 M&A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대주로 꼽히던 롯데손보는 우리금융이 불참하고, 외국계 투자사 1~2곳이 참여하는데 그쳐 매각 흥행에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KDB생명도 잇따라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한 매물 중 하나입니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생명은 지난해 시도까지 포함하면 다섯 차례 매각에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하나금융지주는 2개월 간 실사 작업을 진행한 끝에 인수 추진 철회를 선언했습니다.
 
최근 MG손해보험의 매각 재공고에 메리츠화재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메리츠화재는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이른바 '깜짝 등판'한 것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가 금융지주로서 외형 성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수익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M&A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매각에 관심을 보이는 금융지주 보험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내지 못하며 보수적인 M&A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사진=롯데손해보험)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