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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인수전 관건은 '고용승계'…과거 P&A 사례는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메리츠화재(000060) (56,200원 ▲900원 +1.60%)가 MG손보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가운데 고용 승계 여부가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MG손보 노동조합은 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든 고용 완전 승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경영정상화 계획 등을 통해 높은 비율로 고용 승계를 받아들인 사례도 있어 향후 인수전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G손보 노조, 메리츠화재 인수 반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보지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전 참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고용 승계 의무가 없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MG손보의 보험계약과 자산, 공적자금만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배영진 사무금융노조 MG손보지부장은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최종 입찰 제안서를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본입찰이 유찰된 후 재공고의 기간 동안 또 다른 응찰자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 금융당국이 골칫거리인 MG손보를 처리하고 메리츠화재에 곶감을 주기 위해 계략을 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산규모 40조인 메리츠화재가 자산 4조인 MG손보를 지원하는 이유는 예보의 공적자금 4000억원을 편취하겠다는 이유밖에 없다"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금융위 앞에서 모이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금융당국이 메리츠화재와 사전에 협의를 마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입찰이 유찰된 것도 메리츠와 수의계약을 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노조는 "보통의 딜의 유찰은 유찰의 원인과 향후 과정의 방향 및 결과의 예측 등을 논의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고 판단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딜의 유찰 발표와 동시에 다음 단계의 확정 발표까지 신속하게 진행했다는 것은 사전 준비한 절차로 가고 있다는 반증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수의계약 진행 과정과 결과 도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P&A, 고용 승계 의무 없어
 
MG손보의 대주주는 지분 95.5%를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 JC파트너스입니다. 지난 그러나 지난 2022년 금융위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MG손보의 공개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최근 4번째 매각 시도까지 불발됐습니다.
 
MG손보 매각이 유찰을 거듭하자 예보는 인수자 부담을 덜기 위해 주식매각방식(M&A) 외에 P&A 방식을 선택지로 남겼습니다. P&A는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전부 인수하는 M&A 방식과 달리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 중 일부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습니다. 부실 자산이나 후순위채 등을 모두 떼어낸 뒤 우량자산만을 사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고용승계 의무도 없기 때문에 고위 임원 등 간부급 직원들은 불필요 인력으로 분류돼 승계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예보 관계자는 최근 "MG손보 재공고 입찰 관련, 매각주관사와 법률 자문사 검토 결과 등을 바탕으로 최종 유찰처리됐다"며 "향후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의계약 대상에는 입찰에 참여했던 국내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메리츠화재뿐만 아니라 매수 의지가 있는 다른 원매자들도 포함됩니다.
 
20일 오후 2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가 금융위원회 앞에서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전 참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사진=뉴스토마토)
 
"고용 승계 거부 수단 아냐"
 
P&A가 두려운 쪽도 있습니다. 피인수 기업인 MG손보 노조에서는 고용 승계가 받아들여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것입니다. 다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P&A 방식의 인수합병이 곧 고용 승계 불발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지난 2011년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 (37,050원 ▼100원 -0.27%))는 토마토저축은행을 P&A 방식으로 인수했습니다. 당시 토마토저축은행은 자산 1조5000억원으로 규모가 큰 데다 점포가 수도권에 위치해 매력적인 매물로 분류됐습니다. 신한금융은 인수 후 신한저축은행을 설립했는데, 이때 토마토저축은행 직원들의 고용승계 규모가 80% 이상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고용 승계가 이뤄진다고 해서 성공적인 인수합병이라고 볼 순 없다고 지적합니다. 피인수 기업의 부실 규모를 정확하게 실사하 후 인수 후 경영정상화에 들어가는 추가 자금 규모, 경영계획 등 다양한 요건을 종합해 고용 승계 관련 결정도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주식매각 방식보다 P&A 방식이 훨씬 합리적인 인수합병 방식이고, 생각보다 흔하게 이용되고 있다"며 "특히 부실이 심하거나 사업부가 여러 개로 나뉜 회사의 경우 P&A를 이용하는 게 인수합병의 정설인데, 단순히 고용승계를 하지 않기 위해 해당 인수방식을 선택한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
 
예보가 금융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MG손보의 공개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최근 4번째 매각 시도까지 불발됐습니다.(사진=MG손해보험)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