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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약 판매 확대한 한화생명…사업비 예실차 손실 문제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보험영업 손익에서 발생한 예실차가 –1540억원(십억원 미만 절사)으로 나타난다. 분기별로 1분기와 2분기 각각 –640억원, -890억원이다. 1분기에는 보험금 예실차가 –580억원으로 대다수(90.6%)를 차지했으며, 2분기에는 사업비 예실차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으로 4640억원을 인식했지만 예실차 손실이 확대된 탓에 보험손익이 3100억원으로 CSM 상각액보다 낮게 잡혔다. 보험손익은 CSM 상각에 위험조정(RA) 상각, 예실차, 기타 등으로 구성된다. 예실차 즉 예상과 실제의 차이를 줄여서 플러스(+)로 유지해야 손익을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다.
(사진=한화생명, 현대해상 각 사)
사업비 예실차 확대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한화생명은 올해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영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했다. 종신보험은 주요 영업 채널로 설계사를 활용하는 만큼 상품 판매를 늘리면 시책비 등 신계약비 부담도 함께 커진다.
실제 한화생명의 상반기 사업비 규모는 1조51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290억원) 대비 47.4% 증가했다. 보험 종목별로 보장성보험이 83.8%, 저축성보험 12.4%, 단체보험 3.8% 등으로 확인된다. 조정 사업비율은 같은 기간 23.4%로 5.8%p 상승했다.
대규모 사업비 증가와 함께 판매 상품에 대한 계리적 가정 오류가 예실차 손실 확대로 이어진 셈인데, 이달부터는 관련 손실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무·저해지 단기납 종신보험을 금융소비자가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상품 개정을 권고해서다. 단기납 판매가 기존보다 둔화하면서 사업비나 관련 예실차 역시 조정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건
DB금융투자(016610) (3,880원 0원 0.00%) 리서치센터장은 "한화생명은 2분기 신계약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해당 경비의 상당 부분을 당기에 비용 처리하면서 예실차가 크게 발생했다"라면서 "향후에도 높은 신계약 성장에 수반되는 비용을 예실차에 반영할 경우 단기적으로 실적에는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보험금 예실차 불어난 현대해상…하반기도 불확실성 존재
손해보험 업계서는 현대해상 예실차 손실이 크게 늘어났다. 현대해상은 1분기 예실차 –721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1077억원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예실차가 –1798억원으로 나타난다. 예실차 구성은 보험금 예실차가 –1776억원으로 98.8%를 차지한다. 사업비 예실차는 1분기 19억원에서 2분기 –22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지만 비중이 낮은 상태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장기보험 발생손해액은 2조3703억원이며 예상손해액은 2조1927억원이다. 회사 측에서는 손해액이 전년 동기 대비 9.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20.8% 증가했다. 특히 2분기 발생손해액이 25.5% 확대됐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CSM 상각으로 4379억원을 인식, 전년도(IFRS17 환산 기준) 대비 18.8% 성장했지만 부진한 예실차 탓에 장기 보험손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상반기 장기 보험손익은 30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6.4% 줄어들었다. 해당 손익은 CSM 상각에 RA 변동, 예실차, 기타 재보험 손익, 기타 조정, 기타 사업비를 고려해 계산된다.
예실차 손실은 특히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상품 가운데 주력 포트폴리오인 어린이보험 부문에서 손해액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저연령층에서 감기 환자가 증가하면서 보험금 청구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보험금의 지연 청구 등을 고려하면 이와 관련된 예실차 손실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해상의 예실차 현황에는 어린이보험 손실 요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계리적 가정 측면에서 경쟁사들 대비 미흡했다는 점이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계리적 가정을 보수적으로 설정한 보험사는 예실차 금액이 플러스를 나타낸다.
사업비나 보험금 예실차는 보험손익에 이어 지급여력 지표인 킥스(K-ICS) 비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상치를 초과해 K-ICS 위험에서 기초가정리스크가 부과되면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이홍재
현대차증권(001500) (8,650원 0원 0.00%)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예실차 손실 규모의 확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면서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은 각각 5700억원과 4500억원 규모의 기초가정리스크가 내년에 가산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