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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산타, 병합 후 무증까지…최대주주 등 막대한 차익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연예 매니지먼트 기업 스튜디오산타클로스(204630) (416원 ▼5원 -1.19%)가 최근 주당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튜디오산타의 경우 무증 결정전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액면 병합을 진행한 바 있어, 이번 무증의 속내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액면병합→무상증자를 통해 유통주식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적정한 유통주식 수를 유지하겠다던 회사 측의 선언도 공염불이 됐다는 지적이다. 앞선 액면병합과 무증 결정 이후 주가 급등을 타고 스튜디오산타의 최대주주와 CB투자자 등 특정세력이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돼 특정세력을 위한 이상 급등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5대 1 액병 후 1대 5 무증 속내는?…발행주식은 액면병합 전보다 늘어
 
(그래픽=뉴스토마토)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전 거래일 대비 29.78% 급등하며 상한가로 직행했다. 전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스튜디오산타의 상한가 이유를 최근 결정한 무상증자 권리락 효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스튜디오산타는 지난달 22일 1주당 5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스튜디오산타는 무상증자 결정 이유에 대해 “발행 주식 수 확대를 통해 주식 거래 활성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무증 결정은 앞서 지난해 스튜디오산타가 결정했던 액면병합의 이유와 그 기대효과가 완전히 상반된다. 스튜디오산타는 지난해 9월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액면병합을 결정한 바 있는데, 당시 액면병합의 이유는 “적정 유통 주식수 유지를 통한 주가 안정화와 기업가치 제고”였다.
 
때문에 이번 무증 결정으로 스튜디오산타의 지난해 액면병합의 기대효과는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심지어 액면병합 전후로 진행된 유상증자와 CB의 주식전환 등으로 발행주식총수는 액면병합 전(3720만8655주)보다 두배 이상(6190만1400주) 늘었다. 기존투자자들로서는 ‘액면병합→주식발행→무상증자’를 거치면서 보유주식의 가치가 절반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액면병합 전(위), 무상증자 후 주식수량(사진=금융감독원)
 
'액병→무증' 주가는 요동…최대주주는 381억 현금 챙겨
문제는 스튜디오산타가 이 같은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요동쳤고, 일부 특정세력 등이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는 점이다. 
 
우선 지난해 액면병합을 결정했을 당시에는 스튜디오산타의 최대주주인 에스엘바이오닉스(214310) (306원 ▼5원 -1.61%)가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스튜디오산타는 액면병합 당시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효과에 급등세를 보인바 있다. 스튜디오산타에서 제작한 ‘마이네임’ 공개를 앞두고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병합 결정 당시 2715원이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4600원데까지 급등했는데, 이 기간 에스엘바이오닉스는 692만4778주를 장내매도하며 381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에스엘바이오닉스의 지분은 27.80%에서 9.19%로 급감했지만, 올해 4월에는 지분율 20.75%를 회복했다. 앞서 발행했던 CB를 만기 전 매입한 이후 주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기간 에스엘바이오닉스가 만기전 취득한 전환사채의 금액은 142억원으로 에스엘 바이오닉스는 ‘장내매도→전환사채매입’을 통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을 유지하면서 240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이다.
 
올해 진행된 무증에서는 CB투자자들이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지난달 22일 스튜디오산타의 1대 5 무상증자 공시 당시 스튜디오산타의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으나, 23일과 24일 각각 9.59%, 4.89% 하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23일 급락을 만든 것은 앞서 스튜디오산타가 발행했던 6회차 CB의 투자자들로 추정된다. 당시 스튜디오산타는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종목’으로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됐는데, 이때 단일계좌에서 매각된 주식 수량은 41만3662주로 지난 8월 주식으로 전환된 6회차 CB의 수량과 정확히 일치한다. 당시 6회차 CB의 전환가액(8461원)과 23일 스튜디오산타의 시가(1만850원)를 단순 계산했을 경우 해당 CB투자자는 10억원 가량의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에스엘바이오닉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주식 매각 공시.(사진=금융감독원)
기형적 CB 거래…CB투자자와 모종의 거래 의혹
업계에선 이번 무상증자 결정에서 스튜디오산타가 해당 CB투자자와 모종의 합의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에스엘바이오닉스가 스튜디오산타의 6회차 CB 일부를 매입할 당시 6회차 CB의 전환가능 주식수는 167만761주였다. 당시 에스엘바이오닉스가 보유하던 주식수량(34만8128주; 지분 4.37%)의 5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는데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이 CB를 권면가에 매각한 것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당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5% 이내였는데, 이는 적대적 M&A 등에 노출될 우려가 매우 큰 지분율”이라며 “최대주주가 장내매도 등으로 지분율을 크게 줄인 상황에서 해당 CB투자자들은 주식전환만으로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해당 CB를 프리미엄도 없이 매각했다는 점은 극히 보기 드문 경우”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CB투자자들과 뒤에서는 아마도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권리락에 주가는 또 다시 급등…개인투자자 피해 우려
이번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 나타난 급등 역시 CB투자자 등 특정세력을 위한 밑 작업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무상증자의 경우 기업가치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음에도 주가가 일시적으로 낮아 보이는 착시 효과와 함께 '사내 잉여금이 많다'는 신호를 발생시키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튜디오산타의 경우 그간 영업적자를 지속해왔으나 주식 발행 등을 동해 잉여금을 축적해왔다. 스튜디오산타는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지속된 영업손실에 결손금(이익잉여금)은 2016년 48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344억원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그러나 지속된 CB발행과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 등)은 급증했다. 지난해 말 690억원이던 자본잉여금은 올해 3분기 1100억원까지 늘었으며, 이는 모두 주식발행초과금으로 구성됐다.
 
앞선 관계자는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 나타난 급등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앞서 액면병합과 무상증자를 통해 특정세력들이 두 차례의 차익실현을 보였는데, 이번 급등 이후에도 비슷한 모습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며 “결국 고점에 주식을 샀던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분기 기준 스튜디오산타에서 미상환된 CB는 총 178억원 규모로 전환가능 주식수는 1197만1575주에 달한다. 이는 스튜디오산타의 발행주식총수(6505만4688주)의 18%를 넘어서는 규모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홈페이지.(사진=홈페이기 캡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