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뉴스
HOME > IR뉴스
인쇄하기
(영상)보험사 유동성 위기? 동양생명 단기차입한도 설정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생명보험업계에 드리운 유동성 위기의 그림자가 아직 가시지 않은 모습입니다. 동양생명(082640) (4,385원 ▼10원 -0.23%)은 유동 자금 확보를 위해 '마이너스 통장'의 개념인 단기차입 확대를 단행했습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15일 단기차입금 한도를 1조원으로 늘렸습니다. 차입 방식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와 당좌차월입니다. 단기차입은 금융기관 등 외부로부터 만기 1년 이내의 유동 자산을 빌리는 것을 말합니다. 오는 24일 이사회에서 결의하면 2024년말까지 단기차입을 실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동양생명의 단기차입은 유동 자금 확보를 위함입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유동성 대비를 위한 차원에서 단기 차입금 한도를 확보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아직 실제로 단기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지 등은 결정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습니다.
 
생보업계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일시납 저축보험을 높은 금리에 판매해 현금을 거둬들였습니다. 동양생명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말 5.95%의 확정금리로 저축보험을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다시 내려가고 금융당국도 자제령을 내려 생보업계의 저축보험 금리 경쟁은 소강상태를 맞았습니다. 이번 동양생명의 단기차입 한도 상향 결정은 지난해 저축보험 판매로도 유동성 확보가 부족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물론 동양생명은 당장 유동성 위기가 닥친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동양생명의 보험해약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동양생명의 계약해지 규모는 1조3787억원(14만2590건)으로 전년 동기(1조2352억원) 대비 11.6% 가량 늘었습니다.
 
반면 필요한 돈은 많습니다. 동양생명이 올해 맞이하는 만기 보험금은 1조5600억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5년 9월에는 3억 달러(3446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만기도 도래합니다.
 
생보업계 전반의 유동성 위기는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 진단입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보사들의 유동성 위기는 아직 진행형"이라며 "지난해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유동성 관련 규제를 완화해줬지만 여전히 보험사들의 채권 매도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험사의 RP매도는 지난해 8월 2100억원에서 올 1월 9조46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한 연구위원은 또한 "올해도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곳과 저축보험 만기가 돌아오는 곳들이 많아 생보사 유동성 문제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양생명 보험계약해지 규모. (그래픽 = 허지은 기자)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