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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마저 중국에 내주나…K-디스플레이 ‘경고등’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중국의 LCD(액정표시장치) 저가물량 파장공세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2년 뒤에는 중국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마트폰용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도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인재 육성 및 연구개발(R&D)만이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29일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OLED 패널을 포함한 스마트폰용OLED 시장은 2025년이 되면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이 한국을 앞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 조사업체에 따르면 2023년 스마트폰용OLED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7.6%, 42.4%로 한국이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2025년에는 중국이 54.8%로 한국(45.2%)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이 높습니다. 전 세계에서는 애플이 가장 많이 쓰고 있고 최대 공급자는 삼성디스플레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중소형OLED 시장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56%로 1위, 중국 BOE(12%), LG디스플레이(034220) (12,640원 0원 0.00%)(11%) 등이 뒤따랐습니다. 더욱이 애플이 스마트폰용OLED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 간의 애플 공급량 확대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업계에서는 중국 출하량이 한국을 추월한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의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기업 BOE는 2018년부터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공장을 확대해와 현재 충칭·청두·멘양 등 3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스마트폰OLED라고 하더라도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 제품들이 우수해 매출액 부분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당분간 우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유비리서치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생산하는 OLED는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매출액에서는 당분간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애플의 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중국 기업은 BOE뿐인데 빠르게 늘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특허 침해 소송도 진행 중이어서 기술력 우위를 점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형 OLED TV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독주하던 중소형 스마트폰OLED 시장마저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가팔라지면서 K-디스플레이의 기술 격차 유지를 위해서는 인재 육성을 위한 강력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진성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CD에서 OLED로 전환하면서 인력 재배치가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중년이상의 연구원들이 더 많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협회와 정부가 지원한다면 인재 유입이 적더라도 내부적으로 기술 개발을 위한 인재 양성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어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유기발광다이오드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무기발광 패널에도 힘을 쏟아야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유기 물질을 발광 소자로 하는 OLED에 비해 수명과 밝기, 전력효율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기술입니다. 애플이 발표한 XR(확장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에는 마이크로LED가 탑재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는데 이것이 무기발광 디스플레이입니다. 미국·중국·대만은 마이크로LED 중심으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양산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미 늘려가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OLED 다음 단계인 마이크로LED 등을 활용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와 같이 추격이 힘든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CES 2023’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최고 휘도 2000니트를 달성한 ‘UDR 2000’ OLED와 일반 OLED의 밝기를 비교 전시한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