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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열기 가득 찬 IPO 시장…올해도 '따따블' 행진 이어갈까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해 하반기 공모주 투자 열풍이 2024년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파 우려와 파두 사태에도 지난해 연말 상장한 케이엔에스(432470)LS머트리얼즈(417200), DS단석(017860) 등 3종목이 따따블(상장일 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 흥행을 기록하며 IPO 시장은 다시 활기가 도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는 작년과는 달리 HD현대마린솔루션, 엔카닷컴 등 조단위 대어급 상장 예비 기업들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기대를 더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도 연초 IPO 주관 기세 잡기에 돌입했다.
 
심사승인 22건·청구서 접수 45건, 질적 성장 속 규모도 회복세 
 
(사진=픽사베이)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신규상장 심사승인이 완료된 건은 총 22건으로 이 중 2건은 코스피 시장 상장, 나머지 20건은 코스닥 상장이다. 상장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에 심사청구를 신청한 기업은 총 45곳으로 2곳은 코스피 시장 추진기업이고 나머지 43곳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작년 한해 코스피 상장 기업은 8곳에 불과했고 상반기까지 코스피 상장 기업은 0개에 그쳤다. 하반기 뒷심이 발휘돼 최종적으로 코스피 5개 종목, 코스닥 70개 종목으로 총 75개 종목이 신규 상장됐다. 이는 지난 2022년 70개 대비 7.01% 증가한 수치로 지난 5개년간 평균 76개에 근접한 수치다.
 
다만 공모 규모는 3조8000억원으로 전년 16조원 대비 급감했다. 하지만 신규상장주의 주가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3개월 평균에서 +28%(YTD +25%)로 전년 17%(YTD –0.6%) 대비 견조한 양상을 보여 양보다는 질적 성장을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질적 성장의 여파로 올해 공모주 시장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상반기 대어급 IPO와 더불어 견조한 영업이익을 내는 신시장 진출기업의 상장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4년 신규 상장이 2023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지난해와 올해 상장을 망설였던 대어급 들이 내년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조단위 대어급부터 상장 재도전 기업까지
 
 
2일 기준 조 단위 IPO 중 가장 먼저 상장을 서두르고 있는 곳은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다. 대표 상장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으로 오는 1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2월1일부터 2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수요예측이 진행되고 상반기 상장이 이뤄지면 올해 1호 코스피 상장 기업이 될 전망이다.
 
에이피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718억원, 영업이익 69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9%, 영업이익은 277.6% 증가한 수치로 공모 규모는 557억원에서 758억원에 달한다. 높은 성장성과 K뷰티라는 시장의 호응을 받는 신시장의 진출 기업인 만큼 에이피알이 올해 IPO 시장 흥행 행진의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1월 가장 빠르게 상장을 진행하는 곳은 포스(POS)기와 키오스크 하드웨어 제조사 포스뱅크과 온라인 가구 유통업체 스튜디오삼익이다. 양사는 모두 오는 1월5일부터 1월11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조사를 실시한다. 각각 희망 공모가 밴드는 13000~15000원과 14500~16500원으로 책정됐다. 희망 공모가 하단 기준 공모총액은 각각 195억원, 123억원이다.
 
포스뱅크의 국내 포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최근 3년간 매출액 연평균성장률은 22.5%로 특히 해외시장 성과가 돋보여 지난해 매출액 904억 중 70%가 해외매출이다. 대표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스튜디오삼익은 이번이 두 번째 상장 도전이다. 온라인 홈퍼니싱 유통 전문기업인 스튜디오 삼익은 앞서 시가총액 1120억원을 제시했다가 주주의 반대로 900억원과 780억원으로 두 차례에 걸쳐 몸값을 낮췄으나 결국 상장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총 85만주를 구주매출 없이 신주 모집 100%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도 지난해보다 30%가량 낮춰 부담을 덜했다. 대표 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IPO 시장의 화제주로는 역시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이 뽑힌다. 선박 유지·보수·개조 전문회사로 시장에선 예상 시가총액으로 3조원에서 4조원대로 평가한다. 대표 상장 주관사로는 KB증권으로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 절차를 시작했다.
 
이 밖에 1조원대 안팎의 몸값으로 평가되는 국내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은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엔카닷컴은 2014년 4월 설립된 중고차 온라인 판매 플랫폼 기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 대표로 상장을 주관한다.
 
이밖에 종합 IT 서비스 전문기업 LG CNS, 환경기업 SK에코플랜트, 영유아 애니메이션인 ‘아기상어’ 제작사 더핑크퐁컴퍼니, 이커머스 기업 SSG닷컴, 건강·미용 제품 유통 업체 CJ올리브영,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 등도 내년 IPO 시장에 나올 대어들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작년 하반기에는 레고랜드 사태 발 채권 위기와 증시 불황으로 예정된 IPO도 미뤄지는 등 부침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올해는 완연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시장에서 감돌고 있고 증시 또한 안정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해 2022년 취소된 대어급 IPO를 비롯한 주관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특례상장·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은 변수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IPO 시장의 공정과 신뢰 제고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김정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지난해 연말에 분 훈풍 덕분에 올해 IPO 시장은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조치와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의 변동은 변수로 평가된다. 
 
앞서 소위 '파두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고강도 규제안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IPO 시장의 공정과 신뢰 제고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금융당국과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현행 상장 프로세스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의 결과로는 IPO 증권신고서 심사 시 제출 직전 월까지 매출액·영업손익 등(잠정 포함)이 '투자 위험 요소'에 적절히 기재됐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공모가 산정과 인수인 실사의견 기재 방식을 표준화하고 상장 심사 자료로 제출되는 소속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시장성 의견서'도 주관사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등의 방안이 추진됐다. 
 
개인의 투심도 변수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상반기 2차전지 투자 열풍이 무색하게 2차전지 주식을 대거 팔았다. 최근 한달 간  에코프로(086520)(-2810억원), 에코프로머티(450080)(-1842억원), POSCO홀딩스(005490)(-1063억), 포스코퓨처엠(003670)(-637억원) 등을 순매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선호 투자 방향이 바뀐 것으로 이제 묻지마 2차전지 업종 상장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개인의 선호가 IPO 시장에서 흥행의 향방을 가를 정도로 중요해졌다"라며 "다만 작년 상반기처럼 묻지마식 2차전지 간판으로 성공적인 흥행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 회사의 견실함 정도가 흥행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