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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증권가 리더십프리뷰)③닻 올린 키움증권 엄주성호…내우외환 파고 넘을까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7: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증권업계는 리더십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일련의 사태로 미리 수장을 바꾼 증권사부터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경우도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증권사별 리더십 현황을 살펴보고 2024년 새해 증권업계의 향방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 한해 연이은 악재에 시달린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엄주성 키움증권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앞서 키움증권은 창업공신으로 평가받는 황현순 전 대표의 사임으로 리더십 공백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해 키움증권은 IB부문에서의 성과와 리테일 부문에서의 든든한 뒷받침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리스크관리와 사업 다각화라는 과제를 받은 엄주성 대표가 조직개편과 IB조직 내실화를 통해 키움증권의 재기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엄주성 키움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진=키움증권)
 
임기 첫 과제는 '리스크 강화'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엄주성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엄 신임 대표를 내정한 지 한달여 만에 임시주총에서 엄 대표를 정식 대표이사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등기 임원에 등재했다. 임기는 3년이다.
 
엄 신임 대표는 증권가에서 여의도 사관학교로 불리던 대우증권 출신의 ‘대우맨’이다. 1993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에 입사한 엄 대표는 주식인수부팀장과 PI(프로세스혁신)팀장을 거쳐 2007년 키움증권에 합류해 투자운용본부장과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냈다. 대표 취임 직전까지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지난해 키움증권에 닥친 잇단 악재에 대응해냈다.
 
엄 대표의 취임은 키움증권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가 물러나면서 전격 이뤄졌다. 2000년 당시 키움닷컴증권 창립부터 키움증권에 몸담은 황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4월 불거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에 이은 10월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건으로 내부통제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연이은 혼란을 수습하고 조직 재정비라는 임무를 맡은 엄 대표는 취임 직후 지난 9일 리스크관리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전사 리스크관리 태스크포스(TF)를 팀으로 승격시켜 리테일Biz분석팀을 신설했고, 기존 감사운영본부에는 감사키획팀을 새로 꾸려 현업·리스크·감사부문 등 3중 통제 체계도 구축했다. 자회사 리스크와 내부통제 통합관리를 위한 그룹위험관리팀도 새로 구성했다.
 
  
내우외환에도 IB부문 성과·리테일이 실적방어   
 
리스크관리 강화와 함께 키움증권 2024년 조직개편 핵심은 IB부문 확대다. 이번 조직개편에선 구성민 키움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했고 김지산 리서치센터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채권 전문가로 꼽히는 김기현 증권부문 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조직도 확대돼 기존 기업금융본부도 기업금융부문으로 확대됐다. 현재 해당 사업부에 대한 인원 확충이 진행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작년 키움증권은 기업공개(IPO) 부문에서의 기록적인 성과로 IB부문 확대라는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키움증권은 LS머트리얼즈(417200) (31,200원 ▲7,200원 +23.08%) IPO 공동 대표주관으로 그동안 중소형 위주의 IPO 딜에서 대형 IPO로 외연 확장을 이뤘고 기록적인 흥행은 물론 업계 지위도 끌어올렸다. 뒤를 이어 블루엠텍(439580) (51,000원 ▲32,000원 +62.75%) 상장에도 참여해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블루엠텍 상장 이후 IPO 주관실적에서 대신증권을 제치고 6위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12월14일 기준 키움증권은 지난 1년동안 총 7곳의 상장 주관에 참여했고 주관액수는 2146억원을 기록했다.
 
IB부문 성과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이어진 증시 활황으로 기존 주력 사업부문인 리테일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다. 키움증권 2023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0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 늘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국내주식은 1045억원, 해외주식 292억원으로 각각 10%, 16%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영업순수익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은 1.9%, 29.2%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을 820억원 적립했음에도 전년 동기(1.4%, 41.6%)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CFD와 영풍제지(006740) (2,820원 ▼65원 -2.30%) 사태에 따른 미수금 손실은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사진=키움증권)
 
초대형 IB '잠시 멈춤'… 내실 다지기 먼저 
 
리스크관리와 기업금융(IB) 강화를 천명한 엄 대표는 중단기 목표로 초대형 IB 진출을 잡았다. 앞서 키움증권은 초대형 IB로서의 조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상회하는 4조원 이상 실적을 기록했지만 CFD와 영풍제지 사건 등으로 인한 여론 악화로 관련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3분기 자기자본 규모는 연결 기준 4조5303억원으로 초대형 IB 기본 조건인 3조원을 크게 상회했다. 실제 지난 2022년 국내 증권사 중 9번째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자) 인가 이후 전략기획본부 내 초대형 IB 전담조직인 종합금융팀과 기획팀이 함께 해당 업무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휘말리며 초대형 IB 진출이란 목표는 일시 정지됐다. 키움증권은 당장 초대형IB 진출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초대형 IB로서의 충분한 업무역량을 갖출 때까지 조직과 사업 역량을 강화해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금융부문 산하에 기업금융본부, 커버리지본부, M&A금융본부를 편재해 비(非)리테일 부문인 IB 비즈니스 사업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기업금융본부는 지난해 꿈비와 샌즈랩, LS머트리얼즈 등 총 8건의 IPO를 주관(스팩1건 포함)해 키움증권 내 IB 핵심 부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LS머트리얼즈는 키움증권이 처음 진행한 조단위 이상 대형 IPO로 뽑힌다. 
 
기업금융본부 내 기업성장금융팀은 유상증자, 메자닌주선 외에 블라인드펀드와 신기사 조합(프로젝트 펀드)의 운용사(GP) 업무도 맡을 예정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올해 초 롯데쇼핑(023530) (77,100원 ▲200원 +0.26%), CJ제일제당(097950) 회사채 발행에 참여해 수요예측 흥행을 이끌었다. 
 
M&A금융본부는 IPO 부문의 확대와 함께 성장 전략으로  꾸준히 인수금융 딜에 참여하여 인지도를 높이면서 IPO 딜 등 타본부와의 연계 시너지가 기대된다. 
 
구성민 키움증권 기업금융부문장 전무는 "올 한해를 키움증권이 비리테일 부문에서 정통 IB 강자로 거듭날 수 있는 리바운드의 해로 삼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