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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턴어라운드…SK하이닉스 4분기 흑자전환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SK하이닉스(000660) (131,200원 ▲200원 +0.15%)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2년 가까이 지속된 반도체 불황이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 반등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습니다. 연간 영업 손실도 시장이 당초 예상한 8조원보다 적은 7조730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줄였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4%, 전 분기 대비로는 24.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습니다. 작년 연매출과 영업 손실은 각각 32조7657억원, 7조73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7%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영업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주역은 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업계 최초로 공급했습니다. 또 서버와 모바일에 주로 탑재되는 고용량·고성능 DDR5를 적기에 공급한 것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주력제품인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HBM 시장에서의 위상 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HBM은 대표적인 AI향 제품으로 스펙이 표준화는 되어있지만, 일반 D램과 달리 TSV(실리콘관통전극) 공정이 필요하고 또 여러 칩을 적층하고 패키징 해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제품”이라면서 “완제품이 생산되더라도 이를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결합하는 기술이 필요해 고객과 메모리 업체, 그리고 후공정 업체와 협업이 필요한 분야이고 원활한 수요와 공급을 이루기 위해선 병목이 없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HBM 스펙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HBM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약 60% 수준으로 성장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감산 관련해서는 “2022년 말부터 업계에서 진행된 감산은 주로 저수익의 레거시(구형 공정) 제품 중심으로 진행됐고, 이 제품들은 재고가 충분히 소진되면서 수익성이 확보될 때까지 감산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에 따라 2024년의 생산 증가율은 제한적이고, 메모리 업황은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2023년과 같은 다운턴을 겪은 뒤 향후 투자와 관련해 다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수익성에 대한 가시성이 보장된 영역에 선별적인 투자를 하고 확실한 경쟁 우위에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덧붙여 현재 공급이 부족한 고성능·고용량 제품인 DDR5·LPDDR5·HBM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은 늘려 고객 요구에 대응하겠지만, 수요가 적고 재고 소진이 필요한 제품들은 감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낸드플래시 흑자 전환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작년 4분기부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본격적으로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수요단에서는 점진적 수요 회복이 될 것이고 공급단에서는 업계의 보수적인 생산 기조는 당분간 유지하면서 가격 상승세는 지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낸드 수익성 개선 원인에 대해서는 “작년 4분기에 낸드 가격이 본격 상승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 일부 환입이 4000억~5000억원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고자산평가손실은 기업의 제품·원재료 등 재고자산의 취득원가가 현재 시가보다 높을 때 예상되는 손실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담당 부사장(CFO)은 “장기간 이어져온 다운턴에서도 회사는 AI 메모리 등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아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제공자)’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