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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농협금융지주, 운용수익 두배 '쾌거'…채권 덕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7: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유가증권 운용 성공으로 낮은 이자이익에 비해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타 지주계열 은행이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실적을 견인한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비이자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말 대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만큼 올해도 농협금융이 비이자이익 성장을 기록할지는 미지수다.
 
비이자이익 성장이 실적 견인
  
지난해 농협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8조5441억원으로 1년 새 10.6% 줄어들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6.3% 증가해 1조6859억원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 증가율은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105560) (51,500원 ▼600원 -1.16%) 80.4% ▲신한지주(055550) (37,050원 ▼100원 -0.27%)(055550) (37,050원 ▼100원 -0.27%) 51% ▲우리금융지주(316140) (12,940원 0원 0.00%)(316140) (12,940원 0원 0.00%) –4.7% ▲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086790) (41,650원 ▼450원 -1.08%) 65%로,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 증가율이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농협금융이 비이자이익 성장에 성공한 것은 유가증권 운용 덕분이다. 비이자이익은 주로 수수료 이익과 유가증권 운용이익으로 나누며 이외의 손익은 기타부문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세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기타부문으로, 지난해 대비 2242억원 적자 폭을 키웠으나 수수료 이익과 유가증권 운용이익에서 이를 넘어선 성과를 내면서 전체 비이자이익도 증가시킬 수 있었다. 농협금융의 수수료 이익은 지난 2022년 1조4188억원에서 1조6422억원으로 2234억원 증가했다.
 
수수료 이익보다 눈에 띄는 것은 유가증권 운용이익이다. 지난 3분기까지는 수수료 이익이 비이자이익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으나 4분기 들어 유가증권 운용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외환 부문과 파생상품 운용이익을 포함한 유가증권 운용이익은 1조4478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두배 넘게 올랐다. 수수료 이익이 전년 대비 15.7% 오른 것에 비해 유가증권 운용이익은 245.6% 급증했다. 특히 이 중 농협은행의 유가증권 운용이익은 6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5092억원 늘었으며, 농협금융지주 운용수익의 48.3%를 차지한다. 
 
채권 가격 상승으로 수익 'UP' 
   
농협금융이 이자이익 감소에도 운용이익을 중심으로 한 비이자이익 증대가 가능했던 이유는 금융자산 관리 덕분이다. 지난 2022년 말 농협금융의 금융자산은 공정가치 기준 493조272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510조6599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지주사는 재무상태표에서 채권과 주식 등 금융자산을 만기 전 매각 의사 여부에 따라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상각후원가 측정 금융자산 등으로 나눠 표기한다. 또 이를 회사의 기준에 따라 기타포괄손익에 포함시킬 것인지 당기손익으로 인식할 것인지 나눠 기재한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말 당기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은 51조7817억원,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은 73조6461억원으로 각각 전년의 49조1936억원과 56조5931억원에서 증가했다.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은 만기 보유까지 가지고 있지 않고 중간에 팔아 수익실현을 할 가능성이 있는 금융자산으로, 채권과 주식이 포함된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 금융상품관련손익으로 2조1046억원의 이익을 냈다. 특히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채무증권 평가손익으로는  2조2149억원이 인식됐다. 이는 채무증권의 가격이 올라 발생한 손익이다.
   
농협금융의 운용이익이 늘어난 것은 미국 기준금리 영향이 크다. 지난해 7월 이후 미 기준금리는 오르지 않고 안정 추이를 보여왔다. 이에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까지 점쳐지면서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 관계에 있어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오르게 된다.
 
농협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국 기준금리가 안정화되고 하락까지 기대되는 상황에서 국고채 등 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보유 채권 가격이 상승해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유 채권 가격이 상승해 운용이익이 상승한 만큼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채권 가격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기반으로 오른 만큼, 금리가 시장의 기대보다 늦게 하락하거나 되레 오른다면 평가이익 규모가 줄어들거나 평가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특히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3월 미국 금리 인하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운용이익 추이가 지난해처럼 상승 기조를 이어갈지는 확실치 않다.
 
국고채 금리도 불안정하다. 지난 13일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당초 시장의 예상치인 2.9%를 넘어 3.1%로 상승한 것이 미국 국채 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우리나라 국고채도 전일 대비 상승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물량이 가장 많은 국고채 3년물의 경우 전일 대비 0.072%p 올라 3.425%를 기록했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았던 지난해 12월29일 국고채 금리인 3.154%와는 0.271%p 차이로,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말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종합국고채지수는 지난해 12월29일 159.2001을 최고점으로 찍은 후 별다른 상승 조짐은 없다. 종합국고채지수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35개 국고채 전체 종목 시세를 반영하는 지수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유가증권 운용이 대내외적인 시장영향을 많이 받는 영역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면서 "비이자이익 부문은 여신과 외환, 신탁 등 업권별 보유 계열사들을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