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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투자·배당 버거운 삼성전자…현금창출력 '적자 보릿고개' 넘을까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6: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삼성전자(005930) (72,800원 ▼700원 -0.96%)가 반도체 설비를 위한 시설투자(CAPEX)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로 전환해 재무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의 성장과 주주환원 두 가지를 모두 놓칠 수 없는 상황에서 향후 3년에도 연간 10조원에 가까운 배당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지만, 양쪽 균형을 맞추려면 올해 실적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재용 회장이 기흥캠퍼스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시설투자 확대·수익성 부진에 현금창출력 '악화'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설 증설·전환에 투자한 자본적투자(CAPEX)는 53조113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48조2222억원과 비교하면 10.14%(4조8917억) 증가했지만, 2022년 53조1153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첨단공정 증설에 투자한 금액은 해마다 늘었는데 2021년 43조5670억원(90.34%)에서 2022년 47조8717억원(90.12%)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엔 48조3723억원을 기록해 전체 시설투자에서 91.07%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DS 부문 메모리 생산실적은 2021년 1조7560억개에서 2022년 1조9057억개, 2023년 1조9267억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DS 부문 재고자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재고자산은 51조6259억원을 기록해 2022년 52조1878억원보다 1.07% 감소했지만, DS 부문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30조9988억원을 기록해 2022년 29조576억원보다 6.68% 증가했다. 지난해 DS 부문은 연간 적자만 14.88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재고자산회전율은 3.5회로 2021년 4.5회, 2022년 4.1회에서 감소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이 어느 정도 속도로 판매되는지를 나타내기 때문에 횟수가 적을수록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2022년 14.35%에서 2023년 2.54%로 급감했다.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에도 삼성전자가 시설투자를 늘리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반전을 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뺏겼다. TSMC는 파운드리 1위를 수성하고 있고, SK하이닉스(000660) (131,200원 ▲200원 +0.15%)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새로운 점프업을 보여줘야 할 차례다.
 
삼성전자는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시설을 2배가량 증설할 전망이다. 3분기까지 천안과 온양에 있는 패키징 라인에 HBM 라인을 증설하고 HBM3와 HBM3E 등 차세대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에는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잉여현금흐름(FCF) 적자에도 배당금 규모 '유지'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최악의 경영난을 맞았지만, 향후 실적 회복과 주주환원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로 눈에 띄게 악화된 현금창출력은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자본적투자(CAPEX)가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뛰어넘으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적자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잉여현금흐름(FCF)을 배당금의 재원으로 삼아왔는데 지난해 FCF가 부(-)의 흐름을 보이게 되면서 삼성전자의 재무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에도 연간 배당금액을 9.8조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배당 재원은 잉여현금흐름(FCF)의 50%에서 내기로 했는데 지난 2021~2023년 3년간 총 잉여현금흐름(FCF)은 18.8조원에 달한다. 18.8조원의 50%는 9.4조원으로 지난 2021~2023년 연간 배당금액인 9.8조원에서 4000억원이 못 미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부터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현금 감소가 이어지고, 대내외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등 회사를 둘러싼 경영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이사회는 심사숙고 끝에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매년 잔여재원을 산정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으나, 이번 기말배당을 포함해 3년간 총 29.4조원의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다소 버거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배당 금액은 총 잉여현금흐름의 157%에 달하며 주주환원 재원의 3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 감소로 현금성자산도 줄어든 상태다.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21년 120조원에서 2023년 100조원 밑인 91조원으로 감소했다.
 
또한 지난 2021~2023년에도 잔여재원 산정 시에는 정규 배당 외에도 추가 환원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FCF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추가 환원은 물 건너 가게 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연간 배당 금액을 2018~2020년 9.6조원에서 2021~2023년 9.8조원으로 증액했다. 2018~2020년에는 3년간 잉여현금흐름에서 정규 배당 28.9조원을 제외한 잔여 재원이 발생해 10.7조원에 달하는 1회성 특별 배당을 지급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향후 현금창출력 개선책에 대해선 “현재 회사에서 답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