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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훈풍 타고 공장 공사 재개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 악화로 중단됐던 평택캠퍼스와 청주캠퍼스 공장 확장 공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삼성 반도체의 심장부'로 불리는 평택캠퍼스 4공장(P4)의 클린룸 내부 공사는 오는 6월, SK하이닉스의 '미래 시장' 대비를 위한 M15X의 증축 공사는 이달 중순께 재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이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본격적인 설비투자(CAPEX)에 나서겠다는 행보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감산에 돌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이클과 유지비용을 고려해 공장 건설의 속도 조절에 나선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제공)
 
8일 <뉴스토마토>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4공장 페이즈(Phase)2와 4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은 두 달여 뒤 내부 공사에 돌입하는 게 유력합니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P4의 Ph2는 오는 6월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며 "아직 공사를 안 한 상동 라인인 Ph4는 Ph2와 함께 내부 공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4공장에는 현재 4개의 클린룸이 건설 중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중 Ph2의 내부 공사를 지난달 말 중단했으며 정확한 재개 시점은 알리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사 중단이 아니라 순서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공사를 언제 재개하는지에 대해선 확정된 바 없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업계 안팎에 '무기한 홀딩'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공사 재개 시점이 불투명했습니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내년 9월 말에서 10월까지 공사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4공장의 내부 공사를 예상보다 이른 시기로 선회한 겁니다.
 
이는 반도체 다운턴(하강국면)이 끝났고,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에서도 뚜렷이 나타납니다. 지난 5일 1분기 잠정실적에서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회복에 힘입어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습니다.
 
잠정실적은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진 않지만, 실적 개선의 흐름은 반도체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14조88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바 있습니다.
 
SK하이닉스 M15공장.(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내 신공장인 M15X는 이달 중순께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건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4월 둘째 주에서 셋째 주 사이 M15X 공사 재개를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M15X 공사는 지난해 4월 사실상 중단된 후 지난 2월 재개 가능성이 나왔으나 다시 수개월 뒤로 밀린 바 있습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10월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6만㎡(약 1만8000평)부지에 신규 공장 M15X를 착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초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M15X 공장을 증축할 예정이었지만, 전방 정보기술(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한파로 업황이 위축되면서 공사는 잠정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속도를 조절해가며 탄력적으로 투자했던 것"이라며 "공사 재개 관련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습니다.
 
M15X 공장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M15 공장 옆에 신규로 라인을 증설하는 곳입니다. '확장(extension)'이란 뜻에서 M15X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M15X는 M11, M12 두 개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인 복층구조로 구성됩니다. 
 
업계에선 M15X에 낸드를 포함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공정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 측은 "반도체 팹은 클린룸 공사를 준비하면서 완공 시점의 시장 상황에 맞춰 어떤 제품이 필요할지에 따라 진행된다. 현재는 결정된 게 없다"고 했습니다. 
 
양사가 공장 공사를 재개하는 건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선제적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반도체 공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뒤 큰 폭의 다운턴이 밀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 공사에 속도 내는 건 시장 관계자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단 점에서 속도 조절을 한 것"이라며 "반도체 시장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이제 공장 신설과 증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공사 재개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제고의 기대감도 흘러나옵니다. 한 관계자는 "공장 공사에 최소 8000여명의 현장 근로자들이 투입된다"며 "공사 재개는 숙박이나 지역 내 소비 촉진 등 얼어붙은 지역 경제에 숨통을 틔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