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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규정 없는 IPO 개선 대책 “실효성 없다”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당국이 다음달 발표할 기업공개(IPO) 공모가 산정 방식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놓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 나옵니다. 강제 규정이 없는 데다 표준안을 핑계로 오히려 업계의 과도한 공모가격을 합법화해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자율규제로 제2의 파두사태 못막아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 공모가 산정시 주관사의 주요 평가 요소(추정치 비교 기업) 적용 등 내부 기준은 현재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에 모범답안을 만들어 배포한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파두 사태 이후 무너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게 가이드라인 도입의 명분인데요. 이 역시 자율 규제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닙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아닌 강령으로 지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모가 산정 내부 기준 미비의 한계는 파두(440110) (21,850원 ▲1,650원 +7.55%) 사태에서 드러난 바 있습니다. 앞서 파두의 상장 주관을 맡았던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 등은 파두의 기업 가치를 책정하기 위해 브로드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맥스리니어 등 순이익이 조단위과 넘는 이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고 1조원이 넘는 몸값을 책정한 바 있습니다. 상장 이후 첫 실적 공개에서 파두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97% 감소한 3억원이라고 밝히면서 상장 3개월 만에 30% 급락했습니다. 
 
당시 파두의 주관사는 회사의 매출 급감을 인지했음에도 증권신고서 기재를 누락한 만큼 부실 실사, 공모가 고평가 등 논란이 일었습니다. 

'공모가 표준화'로 적정가치 못 매겨 
 
IPO 제도 개선을 통해 공모가 산정 표준화가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억지로 한다고 해서 무너진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지난 2011년 금감원이 증권신고서에 공모가 산정 방식을 구체적으로 공지하도록 의무화한 이후, 공모가 산정 방식은 일정부분 큰 틀에서는 표준화가 돼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IPO가 모험자본 공급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되며 미래 성장성은 높으나 당장의 매출 및 이익이 없는 기업의 밸류에이션 방식이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가는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가치평가론에 따라 정해지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들이 모델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며 "그 말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답이 없다는 것이다. 유명한 석학들도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는 말은 모범 답안이라는 게 있을 수 가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옵션 가격 설정시에도 당국은 이항분포 모형을 쓰는데 업계는 블랙-숄즈 모형을 쓰기 때문에 이론가가 다른 것처럼 공모 가격 설정시에도 각자 다른 이론을 적용할 경우 다른 가격이 산출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인 PDR은 미래 특정 시점의 시장 규모를 추정한 뒤 해당 시점에 해당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추정해 실적을 예측하는 방식인데요. 이를 두고 적어도 3년, 많게는 5~7년 뒤의 미래 시장 규모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느냐를 두고 끝임없이 논란이 제기돼왔습니다. 
 
이 같은 실적 추산 방식은 지난 2017년 이후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한 수 많은 상장사들이 이미 활용한 방식이지만 언제나 '상장 당시 예상 실적과 실제 실현 실적에 큰 차이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에 해당 밸류에이션 방안이 가이드라인에 포함될 경우 '뻥튀기 실적 추정'이 '표준화된 산식으로 산출한 정당한 가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일종의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는 것입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수학공식과 모범 답안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은 얼기설기 그물망처럼 나올테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은 너무 쉽고 오히려 가이드라인은 방어막, 일종의 면죄부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도 고민이 깊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달안에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는 주관회사가 각자 내부적인 기준을 갖고 업무를 진행하라는 것이지 모두가 반드시 따라야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 "제도 개선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 처럼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이 발표할 기업공개(IPO)공모가 산정 방식 표준화 가이드라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