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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품은 신한지주…리딩뱅크 탈환 시동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신한지주(055550) (37,050원 ▼100원 -0.27%)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6위의 보험사가 신한금융 품으로 들어가면서 금융권 대장주 자리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사진/뉴스토마토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 안건을 결의했다. 또 주주가치 제고와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에 대한 후속단계 대비를 위해 2000억원의 자사주 매입도 의결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59.15%(보통주 4천850만주)로, 신한금융은 주당 4만7400원씩 총 2조2989억원에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할 계획이다.
 
신한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이날 "생명보험업은 국내 금융시장의 성숙도와 인구 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안정된 성장이 기대된다"며 "이번 인수로 그룹의 생보 사업라인 강화를 통해 현재 은행, 카드 중심의 그룹 사업포트폴리오의 균형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사회 직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윤종하 라이프투자유한회사 대표이사(MBK파트너스 부회장)는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에서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했다. 양사는 본 계약 체결 이후 매수자 실사, 추가 협상, 금융위원회 승인 등을 거쳐 최종 인수를 결론짓게 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본 계약을 하고 나면 나머지 세부적인 부분도 조율하게 될 것"이라며 "최종적인 인수는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신한카드(옛 LG카드·7조2000억원), 신한은행(옛 조흥은행·3조4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로 성사됐으며, 최종 인수가 확정되면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의 14번째 자회사가 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지주사 순위에도 변동이 올 전망이다. 특히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 신한금융의 총 자산은 484조8195억원으로 늘어 현재 자산 규모 1위인 KB금융(463조3374억원)을 앞지르게 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은 31조5375억원 규모다.
 
신한생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현재 신한생명의 자산 규모는 30조2724억원으로 업계 8위지만, 오렌지라이프와 결합하게 될 경우 자산이 62조3000억원으로 단숨에 5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는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64조4000억원)과 불과 2조1000억원 차이다. 다만 오렌지라이프 노조가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신한생명과의 화학적 결합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KB금융에 빼앗겼던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 한편 2020년까지 아시아 금융리딩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조 회장은 새로운 추진동력으로 ‘하나의 신한(One Shinhan)’을 제시하며 "그룹·글로벌 IB(GIB), 글로벌 매트릭스를 통해 그룹사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고, 고객 상황에 맞는 투자 기회와 자금 조달의 새로운 통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계열사 시너지 확대로 이어질 경우 대장주 자리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연간 약 3000억원 이상의 순익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ING생명을 인수하면 자금 조달 비용을 제외하고 약 2000억원 순익 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 연구원은 또 "ING생명을 인수하면 은행을 포함한 자회사간의 비용효율화와 시너지 확대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언급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최대 카드 사업자를 보유한 지주사인 데다 ING생명 인수로 수익 구조가 다변화될 전망"이라며 ”생명보험사 인수가 그룹 성장성에 크게 기여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생명보험사 간 비용 시너지 등의 요인으로 순이익과 자기자본 이익률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ING생명 인수 후 리딩뱅크 자리를 회복할 수 있고 경쟁은행과의 격차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과 선진적 경영관리체계를 구축해 안정된 이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오렌지라이프의 성공적 인수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내실있는 오가닉(Organic·자체 경쟁력 신장을 통한 성장)과 국내외 인오가닉(Inorganic·지분투자나 인수합병 등 회사 외부 영향으로 인한 성장)의 지속적인 추진을 병행해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