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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자내는데 허덕허덕…한화생명, 순익 절반이상 지출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보험사들이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이자율은 4%~7%대인데 국고채 금리는 지속 하락하는데다 업황 악화로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저금리 기조 탓에 운용자산이익률을 높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조달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KDB생명, DB생명, 푸본현대생명, 현대해상,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코리안리 등 11개 생명손해보험사가 올해 1분기까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총 잔액은 4조6378억원에 달한다. 
 
이들 보험사가 부담하고 있는 신종자본증권 이자비용은 557억원으로, 전년 동기(475억원) 대비 17.3% 증가했다. 보험사별 이자비용은 한화생명이 25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순익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이어 흥국생명 74억원, 교보생명 60억원, 현대해상 59억원, KDB생명 30억원, 한화손보 22억원, 코리안리 20억원, 푸본현대생명 16억원, 흥국화재 13억원, 롯데손보 7억원, DB생명 4억원 등이다. 
 
갈수록 분기순익에서 신종자본증권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1분기 이들 11개 보험사의 이자비용은 분기순익 대비 8.8%에 그쳤지만, 올해 1분기에 이자비용은 순익의 11.3%에 달했다. 보험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분기순익(4910억원)이 전년(5423억원) 대비 줄어들면서 순이익의 11% 가량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것이다. 
  
신종자본증권 이자비용은 회계상 배당으로 처리된다. 순익에 미치는 영향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보험사가 쌓아올린 이익잉여금에서 배당으로 차감된다. 이자비용이 높을수록 자본으로 쌓이지 못해 결과적으로 당기순익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자비용이 클수록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보험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분기순익의 52.7%를 이자비용으로 지출하며 가장 높았다. 
 
무엇보다 이들 보험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이자율이 자산운용이익률을 훌쩍 넘고 있어 현 저금리 기조에서 조달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종자본증권 이자율은 각 사마다 다르지만 4~7%대에 이른다. 반면 지난 3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6%, 손해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35%에 그쳤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주주만큼 장기간 보유하며, 일정부분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자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보험사 회사채가 AAA 등급을 감안해 이자율이 1% 전후에 그치는 반면 신종자본증권은 평균 5%대 이자를 부담해야하기에 순익이 떨어지고 있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 장기여서 조달 자금을 모두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증권이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목적으로 발행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