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두 달간 美 주식 10조 순매수…코스피보다 더 샀다
상반기 전체 순매수 70% 차지…줄어든 예탁금 일부 이동 가능성
"환율 하락·코스피 변동성 확대로 환전수요·대체 투자수요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반기에 접어든 최근 두 달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가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주식 규모를 넘는 것으로,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미 증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7월 1일부터 8월 27일(조회일 기준)까지 약 두 달간 미 주식을 70억3천879만 달러(약 9조7천135만원·환율 1천380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8일까지 개인들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인 8조7천532억원을 3천억원 이상 웃도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들이 매입한 규모(1조5천717억원) 대비로는 약 6배에 달한다.
개인은 지난 7월 한 달간 46억4천241억 달러어치를 '폭풍 매수'한 데 이어 이달에도 지난 28일까지 23억9천637억 달러를 추가 순매수했다. 두 달간 사들인 규모는 상반기(1∼6월) 전체 순매수액 98억6천780만 달러의 약 70%에 해당한다.
7월은 코스피가 지난 6월 22일 역사적인 고점(종가 9,114.55)을 찍은 이후 본격적인 조정기에 들어간 시점이다.
6월까지 8,000대를 유지했던 코스피 지수는 7월 둘째 날 7,000대로 내려왔고, 이어 같은 달 중순에는 6,000대까지 하락했다.
지난 4월과 5월 양도세 감면 혜택 등으로 국장으로 복귀했던 서학 개미(해외 증시 투자자)들은 지난 6월 순매수(6억3천296만달러)로 돌아선 뒤 다시 미 증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코스피가 두 달간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6월 말 7,499.36에서 지난 27일 7,730.99로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같은 기간 26,213.72에서 26,541.35로 소폭 올랐다.
지난 두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인 '속슬'(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30억632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속슬' 순매수 규모는 이 기간 전체 미국 주식 순매수액(70억3천879만 달러)의 40%를 넘는다.
이어 SK하이닉스 ADR(주식예탁증서)를 8억1천542만 달러어치 순매입했고, 알파벳과 스페이스X도 각각 6억4천717달러와 5억1천496달러어치 매집했다.
반면, 엔비디아를 7억4천890만 달러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팔란티어(6억1천540만 달러), 마이크론(3억5천39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억2천230만 달러)는 팔았다.
지난 6월 29일 132조4천696억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6일에는 98조9천176억원으로 33조원 이상 감소했는데, 이 줄어든 예탁금 일부가 미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016360] 신승진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 환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코스피 변동성 확대와 반도체 주도주 하락으로 미국 주식으로 대체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는 연합뉴스 가 제공했습니다. 원문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