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급감…증권사 3분기 실적 전망치 '뚝'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에 운용 손익 악화까지 '설상가상'
사업구조 따라 충격 다를듯…일각선 "실적 둔화에도 밸류에이션 매력 유효"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올해 8월부터 국내 증시 거래가 눈에 띄게 위축되면서 주요 증권사의 3분기(7월∼9월)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 실적을 끌어올렸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둔화하는 가운데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운용 손익 부담까지 겹치는 모습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증권 업종에 대한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2조3천942억원에서 2조1천164억원으로 11.61% 하향 조정됐다.
해당 집계에는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미래에셋증권[006800], 대신증권[003540] 등 4곳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가 포함됐다.
같은 기간 이들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1조5천706억원에서 1조5천319억원으로 2.46% 낮아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전망치 하향 폭이 두드러졌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 7천207억원에서 4천470억원으로 40% 가까이 낮아졌고, 순이익 전망치도 2천779억원에서 2천425억원으로 12.76% 하향 조정됐다.
지난 12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도 잇따라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5천원에서 5만원으로, 메리츠증권은 6만원에서 5만원, 대신증권은 6만2천원에서 4만4천원, 유안타증권은 9만3천원에서 7만5천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들 증권사는 스페이스X의 주가 변동에 따른 공정 가치 변화에 초점을 뒀다.
다만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낮추면서도 투자의견은 '중립'에서 '매수'로 한 단계 상향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 둔화를 반영한 목표가 하향에도 불구하고 적정 상승 여력이 확보됐다"며 "글로벌 사업 강화와 디지털자산 통합 플랫폼 출시 등 미래 성장 기회가 구체화할 경우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전장보다 0.73% 오른 3만4천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 실적 전망이 낮아진 주요 배경으로는 증시 거래대금 감소가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들어 이날까지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9억553만주로 2분기(17억9천717만주)보다 49.6% 급감했다. 그러자 일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55조9천269억원에서 36조2천671억원으로 35.2%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 활황과 함께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도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3분기 들어 거래가 위축되면서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주요 증권사 가운데 수수료수익 대비 수탁수수료의 비중은 KB증권이 76%로 가장 높았고 키움증권 75%, 미래에셋증권 73% 등의 순이었다.
증시 부진은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등을 활용해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는 운용 부문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3분기 들어 증시 조정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기자본투자(PI)와 트레이딩 부문의 주식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상대적으로 큰 증권사는 운용 손익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트레이딩 부문이 오히려 브로커리지보다 증시 상황에 따른 충격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상반기까지 운용 부문 실적이 좋았던 증권사들은 하반기에는 그 효과가 사라지면서 기저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중에서도 키움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PI에서 운용하는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과거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PI 부문의 주식 운용자산이 약 1조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 운용 손익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말 보고서를 통해 키움증권에 대해 "거래대금 축소는 모든 증권사에 동일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나, 운용 실적 내 상대적으로 높은 PI북 기여도를 감안할 때 최근 주가 하락 국면에서의 실적 영향을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상반기 주식 운용 관련 이익을 약 2천억원 내외로 추정했다.
실제 증권사 내 자기자본 운용 현장에서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한 증권사 주식운용팀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주식의 경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을 선택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운용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도 금리가 오르면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구조인 만큼 운용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3분기 실적 둔화 자체보다 상반기까지 쌓은 이익을 기반으로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투자심리 악화와 거래대금 감소 우려에도 현재 증권업종의 변화된 수익구조와 ROE를 감안하면 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서는 투자 매력이 존재한다고 판단한다"며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Positive'(시장수익률 상회)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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