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액티브운용 선행매매 조사 확대…차명계좌·IP 우회 수법 사내 공유 정황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조사 중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운용역들의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종목 선행매매 혐의와 관련해 차명계좌와 인터넷주소(IP) 우회 등 거래 은폐 수법이 사내에 퍼져 있었다는 정황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조사국은 최근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소속 운용역 A씨 등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섰다.
A씨 등은 액티브 ETF 'KoAct'에 담길 종목을 펀드가 매수하기 전 차명계좌로 먼저 사들였다가 되팔아 차익을 남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휴대전화 2대로 차명계좌를 쓰고, 거래 흔적인 IP가 남지 않도록 테더링으로 접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우회 방식은 운용역들 사이에 공유됐으며 여러 펀드에서 되풀이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근 같은 IP에서 이상 거래가 반복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를 넓힌 것으로 전해졌다.
액티브 ETF를 맡은 운용역은 펀드가 어떤 종목을 얼마나 사들일지 미리 알 수 있다. 이 정보를 개인 매매에 쓰면 자본시장법이 금지한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에 해당할 수 있다.
앞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3월 'KoAct 코스닥액티브' ETF 상장을 앞두고 편입 예정 종목을 사전 노출해 논란을 빚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상장을 하루 앞둔 3월 9일 저녁 웹세미나에서 편입 예정 종목 일부와 각각의 비중을 공개했고, 큐리언트와 성호전자, 파두 주가는 그날 애프터마켓 거래에서 뛰었다.
3월 10일 상장한 이 상품에서 큐리언트와 성호전자는 각각 9% 안팎의 상위 비중을 차지했다. 상장 첫날 정규장에서 큐리언트는 25.37% 뛴 5만900원, 성호전자는 28.31% 상승한 4만9400원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반면 파두는 그날 0.78% 하락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3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편입 종목 사전 공개 자체에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부정거래나 미공개 정보 등을 활용했는지 별도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상장 직후부터 액티브 ETF 포트폴리오 사전 공개의 적절성과 운용역들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함께 살펴왔다.
혐의가 확정되면 회사의 주력 사업인 연기금 위탁운용이 흔들릴 수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2분기 영업보고서에 공시한 투자일임 자산은 약 18조원이며, 이 가운데 연기금에서 받은 돈이 약 15조원이다. 전체 펀드 운용자산(AUM) 4조8000억원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수익도 투자일임에 기대고 있다. 2분기 투자일임 수수료 수익은 206억원으로 펀드 운용보수(84억7000만원)의 두 배를 넘었고, 전체 영업수익 365억원의 56.4%를 차지했다. 투자일임 자산 중 국내 주식(지분증권)은 17조4475억원으로 96.1%에 달한다.
연기금 위탁분 15조원은 국민연금 자금으로 파악된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말 공개한 올해 2분기 말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27곳에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운용지침에 따라 위탁운용사와 펀드매니저 동향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 운용규정 시행규칙은 위탁운용사가 계약 내용을 위반하면 해소 조치를 요구하도록 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중대한 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면 사건을 자체 종결하지 않고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검찰에 고발하거나 통보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 3월 코스닥액티브 ETF 상장 당시 이슈로 시작된 조사의 연장선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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