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이어 메리츠증권도 참전···발행어음 시장 커진다

톱데일리 임대현 기자 2026-09-21 17:10 원문 보기 ↗
오는 23일 금융위 인가안 의결 시 국내 아홉 번째 사업자 등극
삼성 WM 경쟁력 강조...메리츠 전통 IB·모험자본에 집중


삼성증권에 이어 메리츠증권의 사업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시장이 경쟁 확대 국면에 들어섰다. 최근 1년 새 사업자가 2배나 늘어난 상황에서 시장 규모 자체도 가파르게 커지고 있어 초대형 IB(투자은행)간 자금조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이 심의·의결될 것으로 관측된다.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6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의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안 및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의결했다.통상 증선위를 통과한 인가안은 핵심 심사 절차를 상당 부분 마친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올해 4월 증선위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의 영업점 검사 등이 심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가 관련 수사·검사 경과 등을 검토한 뒤 심사를 재개했고 이번 증선위 의결로 최종 관문만 남겨두게 됐다.

인가안이 최종 의결되면 메리츠증권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키움·하나·신한투자·삼성증권에 이어 국내 아홉 번째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사업자가 확대되면서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발행어음 잔액은 55조9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업자가 4곳에 불과했던 지난해 6월 말의 44조3912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1조5379억원(26%) 급증한 수치다.

이달 들어 인가를 받은 삼성증권은 송현도 부사장을 발행어음 사업 관련 책임자로 선임했다. 1973년생인 송 부사장은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싱가포르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행정고시 43회 합격 이후 금융위원회에서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한 자본시장 정책 전문가다. 2025년 12월 삼성증권의 기획실장으로 영입됐다. 업계에서는 그가 공직 시절 쌓아온 정책 전문성과 규제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삼성증권의 중장기 미래 전략과 신사업 진행에서 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품 출시에도 나섰다.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9월 이후 신규 고객 및 8월 말 기준 총 잔고 100만원 미만 고객에게는 2~90일물 연 5.5% 금리를 1인당 100만원으로 제공한다.삼성증권 종합계좌 보유 고객에게는 1년물 연 4.3% 금리를 1인당 100만원~3억원 한도로 제공한다. 단, 두 상품 모두 발행 한도 소진 시 조기 마감된다.

특판 마감 이후에도 일반 발행어음으로 적립형 연 4.6%, 수시형 연 2.55%(이벤트 대상 제외), 2~90일물 연 2.65%, 91~180일물 연 3.2%, 181~270일물 연 3.6%, 271~364일물 연 3.95%, 1년물 연 3.95% 금리로 가입할 수 있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8조1566억원으로, 발행어음 발행 한도를 단순 적용하면 최대 16조3000억원 수준의 잠재적 조달 여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제시된 한도는 제도상 발행 가능한 최대치로 실제 발행 규모는 향후 시장 상황과 사업계획, 자금 수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지금까지 확보한 자산관리(WM) 부문 경쟁력을 앞세워 발행어음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의 올해 6월 말 고객자산은 652조4000억원, 고액자산가 고객은 57만2000명에 달한다. 풍부한 고객자산을 발행어음 판매로 연결하면 수익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리츠증권 역시 인가 절차가 완료될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 8조3495억원으로 최대 16조원대의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과 시너지에 관심이 쏠린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초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하며 기존 부동산금융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등 전통 IB 역량을 강화해왔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지난해 8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본연의 목적에 맞도록 순수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규모를 당국 규제에서 요구하는 수준보다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부동산에 대한 비중은 최소화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톱데일리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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