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M&A] 1조 뒤에 더 큰 계산서…신한금융, 롯데손보 키울 돈 따진다

딜사이트 강울 기자 2026-07-28 09:00 원문 보기 ↗
구주 매입보다 기본자본 확충·정상화 비용이 변수…총투자 대비 수익성 검증



신한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 인수의 전제조건으로 안정적인 자본비율 유지와 주당순이익(EPS)·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제시했다. 시장에 거론되는 1조원 안팎의 구주 인수대금은 감당할 수 있지만,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확충과 수익구조 정상화에 더 큰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결국 매각가격보다 인수 이후 추가 지원을 포함한 총투자액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원하는 매각가격은 1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를 포함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인수·합병(M&A) 대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자본 여력과 주주가치 개선 효과를 충족하는 거래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3일 열린 상반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안정적인 CET1비율을 지키고 여력 범위 내에서 EPS나 ROE 개선에 자신감이 있을 때 딜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자체보다 거래 이후 그룹 자본비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지가 M&A 판단의 핵심 기준이라는 의미다.

현재 자본지표만 보면 신한금융은 롯데손보의 구주 인수대금을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 여력은 주로 CET1(보통주자본)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CET1비율은 금융지주의 손실 흡수 능력을,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주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 출자 규모를 보여준다. 인수 이후에도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자회사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CET1비율은 13.43%로 그룹이 제시한 13% 이상의 관리 구간을 웃돈다. 보험 자회사의 자산은 은행 자회사처럼 연결 위험가중자산에 그대로 합산되는 구조가 아니어서 구주 인수만으로 CET1비율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인수대금 조달 방식과 인수 후 추가 출자 규모에 따라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이중레버리지비율 역시 110.5%로 감독상 관리 기준으로 활용되는 130%를 약 20%포인트 밑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롯데손보 매각가격이 1조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구주 인수대금 자체는 신한금융의 자본 여력 안에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인수 이후다. 신한금융의 실제 자금 부담은 JKL파트너스에 지급하는 구주 인수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손보의 취약한 기본자본을 보강하고 안정적인 지급여력비율을 확보하려면 인수 후 추가 출자가 필요할 수 있어서다.

올해 1분기 롯데손보의 경과조치 후 기본자본은 마이너스(-)3509억원이고 요구자본은 2조432억원이다. 해당 요구자본 규모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의 최저 기준인 50%를 맞추는 데 약 1조4000억원의 기본자본 보강이 필요한 셈이다. 구주 인수대금까지 더하면 신한금융의 총투자 부담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격을 크게 웃돌 수밖에 없다.

50%는 규제상 최소 수준에 불과하다. 인수 이후 시장 신뢰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하려면 최저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기본자본을 확보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보험업계의 자본규제가 기본자본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도 어렵다. 롯데손보가 자체 이익으로 기본자본을 충분히 쌓지 못하면 인수자의 유상증자 등 추가 지원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롯데손보의 손익 정상화 속도도 신한금융이 따져봐야 할 변수다. 손해보험업 실적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사별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영업 기반과 자산운용 여력이 제한된 중소형 손해보험사는 수익성 개선 속도가 대형사보다 더딜 수 있다. 올해 6월 말부터 손해율·사업비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이 원칙적으로 적용되면서 보험계약마진(CSM) 조정과 보험손익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이익잉여금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인수 시점에 자본을 한 차례 투입하는 것으로 거래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손보가 자체 수익으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기 전까지는 자본건전성 관리와 사업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 지원 계획이 필요하다.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롯데손보를 인수할 경우 규모가 작은 신한EZ손해보험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웠던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영업 기반을 단기간에 보완할 수 있다. 손해보험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전략적 효과가 예상되지만 대규모 추가 출자로 그룹 ROE가 희석되면 비은행 강화라는 인수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이미 신한EZ손해보험을 통해 보험사 인수 이후의 추가 자본 부담을 경험했다. 2022년 BNP파리바카디프손보를 410억원에 인수해 신한EZ손보로 사명을 변경한 뒤 2025년에만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인수대금을 웃도는 추가 자금을 투입했다. 신한EZ손보가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가격에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EZ손보 사례는 최초 인수비용보다 수익구조 정상화까지 필요한 자금과 시간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신한금융과 JKL파트너스의 가격 협상에서도 구주 인수대금뿐 아니라 기본자본 보강과 손익 정상화에 필요한 후속 투자액이 함께 고려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각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추가 지원 부담이 커지면 신한금융의 EPS와 ROE 개선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결국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확충 규모와 수익성 회복 가능성, 정상화까지 걸리는 기간이 신한금융이 지불할 수 있는 최종 인수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장 CFO는 “M&A는 상대방이 있는 거래인 만큼 이해관계자 간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다”며 “신한금융이 제시한 밸류업 2.0 원칙에 부합하는 거래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M&A를 결정한다면 그만큼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확신할 수 있는 거래라고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강울 기자 kwool@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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