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신탁 "합병으로 시간 벌었지만"…추가 증자 불가피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2026-08-05 08:00 원문 보기 ↗
신탁계정대 1.2조원…책임준공 대지급 부담 지속



신한자산신탁이 신한리츠운용을 흡수합병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자본적정성 개선에 나섰다. 리츠 자산관리(AMC)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관리보수 수익을 확보하고 재무지표도 일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서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부실로 불어난 재무 부담을 감안하면 결국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지난달 30일 신한리츠운용과의 흡수합병을 발표했다. 리츠 AMC 사업을 편입해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본적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합병으로 외형과 수익성은 모두 개선될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가 회사 공시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한 2025년 기준 재무현황을 보면 합병 후 자산총계는 8815억원에서 9650억원으로 9% 증가한다. 자기자본도 3168억원에서 3924억원으로 24% 늘어나 자본 완충력이 강화된다.

수익구조도 한층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수익은 1969억원에서 2155억원으로 9% 증가하고, 수수료수익은 725억원에서 911억원으로 26% 늘어난다. 리츠 AMC 사업 특성상 개발경기와 관계없이 반복적인 관리보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 기반이 다변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이번 합병의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악화된 신한자산신탁의 재무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은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을 적극 확대했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로 사업장 부실이 늘어나면서 책임준공 확약에 따른 대지급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현금흐름이 악화된 중소 건설사에 자금을 투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신탁계정대도 빠르게 증가했다.

실제 신한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2022년 575억원 ▲2023년 2095억원 ▲2024년 6951억원 ▲2025년 1조422억원으로 연평균 162.7% 증가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1조2009억원까지 확대돼 전년 동기 대비 65.5% 늘었다.

업계에서는 리츠운용의 자본 규모와 수익 창출력을 감안하면 신한자산신탁이 안고 있는 1조원 이상의 책임준공 관련 익스포저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합병으로 자산과 자본이 늘고 안정적인 관리보수 수익도 확보할 수 있지만, 부실 규모 자체가 워낙 커 근본적인 재무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자산신탁에 투입한 자금은 이미 약 3500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24년 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전액 참여한 데 이어,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모두 인수했다.

올해도 지원은 이어졌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인수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표면금리는 연 4.155%이며 만기는 30년(연장 가능)이다.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조기상환(콜옵션)이 가능하지만, 상환하지 않을 경우 금리가 높아지는 스텝업(step-up) 조건이 적용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자본성 증권 인수와 유상증자를 병행하며 계열사의 자본적정성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지원해 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한리츠운용 합병으로 자본적정성이 일부 개선되고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기반도 확보했지만,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부실로 확대된 재무 부담을 감안하면 기존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리츠 사업 확대에 따른 가시적인 수익 개선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신한금융지주가 추가 유상증자 등 직접적인 자본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합병의 실질적인 목적도 신한자산신탁의 부실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보다 신한금융지주의 지원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본적정성을 높여 시장 신뢰를 확보하고 향후 자본확충 규모나 조달금리 부담을 일부 낮추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합병 이후 리츠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장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결국 신한금융지주의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합병으로 자본적정성과 시장 신뢰는 일부 개선되겠지만, 책임준공 부담을 감안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내년 1분기 합병 효과를 확인한 뒤에도 리츠 사업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결국 신한금융지주의 추가 증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지원 기자 bjw@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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