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두 배 풀었는데 여력 2000억원…5대銀 가계대출 반년 만에 꺾였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를 두 배로 높인 지 한 달 만에 5대 은행의 연간 순증 여력이 2000억원 수준까지 줄면서, 이달 가계대출 잔액이 반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80조9677억원으로 8월 말(782조1192억원)보다 1조1514억원 줄었다.
월중 집계이기는 하지만 잔액이 전월 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5172억원, 신용대출이 5748억원 각각 줄었고 전세자금대출도 2497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전체와 주담대·신용대출·전세대출이 한꺼번에 줄어든 것은 올해 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3일 부동산 대책에서 전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에서 3.0%로 높였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연간 순증 목표치는 4조3400억원에서 7조1100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달 말까지 늘어난 규모가 6조9096억원에 달해 남은 여력은 2000억원 안팎이다.
대출 원가도 오르고 있다. 고정·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연 4.578%로, 2023년 11월 3일(4.586%)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6월 말 4.241%, 7월 말 4.343%, 8월 말 4.382%에서 이달 들어 상승 폭이 커졌다. 지난 7월 24일(4.531%) 이후 두 달 만에 4.5%선을 다시 넘겼다.
고정·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연 4.82∼7.24%로 지난달 말(4.68∼7.12%)보다 상단이 올라갔고, 6개월 변동형은 연 4.22∼6.69%에 형성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는 사이 예금금리도 잇따라 올랐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비대면 전용 상품인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최고 연 3.1%에서 3.6%로 0.5%포인트(p) 올렸다.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상품은 가입 직전 연도 말 기준으로 우리은행 계좌가 없으면 연 1.0%p의 우대금리가 붙는다. 우리은행은 6개월∼1년 만기 기본금리를 연 2.1%에서 2.6%로 올려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연 3.6%가 적용되도록 했다. 1∼2년 만기는 연 2.3%에서 2.8%로, 2∼3년과 3년 만기는 각각 연 1.9%에서 2.2%로 높였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대표 상품인 'WON플러스예금' 금리를 연 3.2%에서 3.4%로 0.2%p 올렸다.
다른 은행도 뒤따랐다. 신한은행이 지난 9일 '쏠편한 정기예금'을 연 3.2%에서 3.4%로, 하나은행이 지난 10일 '하나의 정기예금'을 연 3.2%에서 3.3%로, NH농협은행이 지난 11일 'NH올원e예금'을 연 3.25%에서 3.45%로 각각 올렸다. KB국민은행도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동형 주담대의 지표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7월 연 3.18%로 2024년 12월(3.22%)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 지표는 정기예금 등 은행의 주요 조달금리를 함께 반영하는 만큼, 최근의 예금금리 인상은 코픽스와 변동형 대출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다.
시중자금도 증시에서 은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1005조2319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7월 말(984조9399억원)보다 한 달 새 20조2920억원 늘어난 규모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월 말 121조6340억원에서 지난 10일 107조6573억원으로 13조9767억원(11.5%) 줄었다.
오는 15일에는 8월 코픽스가 공개되고, 같은 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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