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지배형 vs 김남구의 연합형…엇갈린 선택, 남은 건 성과
미래에셋은 코빗 완전 편입, 한국투자는 코인원 전략적 투자…디지털자산 전략 검증대 올라
전통금융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두 갈래 길로 나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거래소를 그룹 지배구조 안으로 완전히 편입하는 지배형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창업자와 기존 주주, 글로벌 거래소가 함께하는 연합형 전략을 택했다. 두 그룹 모두 가상자산거래소를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핵심 거점으로 판단했다는 점은 같지만, 거래소를 활용하는 방식은 정반대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지분 97%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과 이사회를 장악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20%를 확보하면서도 차명훈 대표의 최대주주 지위와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한쪽은 거래소를 그룹 안으로 편입해 직접 성장시키는 길을, 다른 한쪽은 각 분야 전문성을 가진 주주들과 역할을 나누는 길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투자 방식의 차이를 넘어 두 총수의 디지털자산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회장은 지배권 확보를 통해 그룹 차원의 전략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김 회장은 직접 통제보다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향후 추가 자금 투입과 금융계열사 연계, 신규 사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두 전략의 성패가 가려질 전망이다.

◆박현주의 지배형 전략…코빗 그룹 플랫폼으로 키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컨설팅은 총 1413억6717만원을 투입해 코빗 지분 97.15%를 확보했다. 당초 92.06%를 취득할 예정이었으나 잔여 지분까지 추가 매입하면서 코빗을 사실상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국내 금융그룹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배권을 확보한 첫 사례다.
지배구조도 미래에셋 중심으로 재편됐다. 기존 NXC와 SK 측을 대표했던 기타비상무이사들이 물러나고 채창선 미래에셋컨설팅 대표와 권범규·이성기 미래에셋컨설팅 사내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했다. 지분과 이사회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코빗의 사업 전략과 투자 계획을 그룹 차원에서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박 회장이 거래소를 그룹의 디지털자산 플랫폼으로 직접 육성하려는 전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순히 거래소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의 디지털자산 전략을 실행하는 플랫폼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다. 실제 박 회장은 인수 직후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코빗의 사명을 Digital X로 변경하고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통합 투자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거래소의 브랜드와 사업모델까지 그룹 전략에 맞게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은 코빗을 증권·자산운용 등 기존 금융사업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상장주식 투자 플랫폼과 가상자산거래소를 연계한 통합 서비스와 향후 가상자산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가능성 등을 주요 결합 효과로 제시했다.
지배형 전략의 강점은 실행 속도다. 미래에셋은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할 필요 없이 그룹 의사결정만으로 브랜드 개편과 조직 재편, 신규 투자, 금융상품 연계 등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증권과 자산운용, 자산관리(WM) 고객 기반을 코빗과 연결하는 작업도 그룹 전략에 따라 일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책임도 미래에셋에 집중된다. 미래에셋이 투입한 약 1414억원은 대부분 기존 주주의 지분을 인수하는 구주 거래 대금으로 코빗 운영자금으로 직접 유입되는 자금은 아니다. 거래대금 확대와 기관 대상 서비스 구축, 보안·전산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지배형 전략은 통제력과 실행력을 확보하는 대신 투자 부담도 그룹이 직접 감당하는 구조다. 코빗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지 못할 경우 후속 투자 역시 미래에셋이 책임져야 한다. 반대로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본격화될 경우 그룹 차원의 자금력과 고객 기반을 가장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김남구의 연합형 전략…경영권보다 시너지 선택
코인원을 바라보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시선은 미래에셋과 다르다. 거래소를 그룹 안으로 편입하기보다 기존 경영진과 주요 주주 체제를 유지한 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경영권을 확보하는 대신 각 주체의 전문성을 결합해 디지털자산 시장을 공략하는 연합형 전략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22일 대주주 변경신고를 수리하면서 차명훈 대표는 지분 30.36%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컴투스홀딩스도 24.5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았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각각 지분 20%를 확보해 공동 3대 주주로 합류했다.
지배구조도 특정 주주 중심이 아닌 협업 구조로 재편됐다. 차 대표가 거래소 경영을 맡고 한국투자증권은 금융 규제 대응과 내부통제, 전통금융 연계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 OKX는 글로벌 거래 인프라와 블록체인 기술, 컴투스홀딩스는 정보기술과 콘텐츠 역량을 담당하는 구조가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도 향후 이사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기존 창업자 중심 이사회는 차명훈 대표와 컴투스홀딩스, 한국투자증권, OKX가 함께 참여하는 4자 연합 체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거래는 김남구 회장의 투자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거래소를 그룹 안으로 편입하기보다 기존 경영진의 운영 경험과 글로벌 사업자인 OKX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방식에 무게를 뒀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는 투자하되 운영은 전문성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하는 구조를 선택한 셈이다.
이는 김남구 회장의 연합형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거래소를 직접 소유하기보다 각 참여자의 강점을 활용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제도권 금융과 투자상품을, OKX는 글로벌 사업 경험과 기술을, 기존 경영진은 거래소 운영 노하우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가능하다.
실제 협업도 빠르게 시작됐다. 코인원은 지난 24일부터 애플리케이션에 주식 투자 탭을 신설해 이용자가 한국투자증권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을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코인원을 증권 고객 확보를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첫 사례다. 향후 디지털자산과 전통금융 상품을 연결하는 교차 판매 모델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연합형 전략의 강점은 위험 분산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거래소 경영과 후속 투자 부담을 다른 주주들과 나누면서도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시장 변화에 따라 협업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거나 새로운 사업자를 추가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의사결정 속도는 변수다. 대규모 증자나 사업 방향 전환, 독점적 금융상품 제휴처럼 거래소의 전략을 크게 바꾸는 사안에서는 여러 주주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 특정 주주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책임과 권한이 분산될수록 투자 시기와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배형 박현주 vs 연합형 김남구…누가 웃을까
두 총수의 승부는 결국 통제력과 유연성의 경쟁으로 압축된다. 박 회장의 지배형 전략은 그룹이 거래소의 방향과 투자 규모를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행력이 높다. 브랜드 개편부터 조직 재편, 계열사 연계와 추가 자금 투입까지 일관된 전략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대신 거래소 성장을 위한 투자 부담도 미래에셋이 상당 부분 떠안아야 한다.
김 회장의 연합형 전략은 경영권 확보보다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에 초점을 맞췄다. 거래소 운영은 기존 경영진에게 맡기고 금융과 글로벌 기술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인 만큼 자본 부담을 분산하면서도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주요 의사결정에서는 여러 주주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실행 속도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박현주 회장은 지배력을 확보한 뒤 키우는 전략을, 김남구 회장은 역량을 연결해 키우는 전략을 선택했다. 전자는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가 강점이고 후자는 투자 부담과 사업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미래에셋그룹은 거래소를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육성하는 길을, 한국투자금융그룹은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생태계를 확장하는 길을 택했다. 어느 전략이 더 많은 고객과 거래를 끌어들이고 디지털자산 금융상품으로 연결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은 코빗을 그룹 안으로 완전히 편입해 직접 사업 방향을 설계하는 지배형 전략을 선택했고, 김남구 회장이 이끄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은 기존 경영진과 글로벌 사업자의 역량을 결합하는 연합형 전략을 택했다"며 "향후 두 거래소의 성과는 결국 총수의 디지털자산 구상이 추가 투자와 금융상품 연계, 이용자 확대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choej@dealsite.co.kr
전통금융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두 갈래 길로 나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거래소를 그룹 지배구조 안으로 완전히 편입하는 지배형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창업자와 기존 주주, 글로벌 거래소가 함께하는 연합형 전략을 택했다. 두 그룹 모두 가상자산거래소를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핵심 거점으로 판단했다는 점은 같지만, 거래소를 활용하는 방식은 정반대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지분 97%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과 이사회를 장악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20%를 확보하면서도 차명훈 대표의 최대주주 지위와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한쪽은 거래소를 그룹 안으로 편입해 직접 성장시키는 길을, 다른 한쪽은 각 분야 전문성을 가진 주주들과 역할을 나누는 길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투자 방식의 차이를 넘어 두 총수의 디지털자산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회장은 지배권 확보를 통해 그룹 차원의 전략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김 회장은 직접 통제보다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향후 추가 자금 투입과 금융계열사 연계, 신규 사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두 전략의 성패가 가려질 전망이다.
◆박현주의 지배형 전략…코빗 그룹 플랫폼으로 키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컨설팅은 총 1413억6717만원을 투입해 코빗 지분 97.15%를 확보했다. 당초 92.06%를 취득할 예정이었으나 잔여 지분까지 추가 매입하면서 코빗을 사실상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국내 금융그룹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배권을 확보한 첫 사례다.
지배구조도 미래에셋 중심으로 재편됐다. 기존 NXC와 SK 측을 대표했던 기타비상무이사들이 물러나고 채창선 미래에셋컨설팅 대표와 권범규·이성기 미래에셋컨설팅 사내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했다. 지분과 이사회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코빗의 사업 전략과 투자 계획을 그룹 차원에서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박 회장이 거래소를 그룹의 디지털자산 플랫폼으로 직접 육성하려는 전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순히 거래소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의 디지털자산 전략을 실행하는 플랫폼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다. 실제 박 회장은 인수 직후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코빗의 사명을 Digital X로 변경하고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통합 투자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거래소의 브랜드와 사업모델까지 그룹 전략에 맞게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은 코빗을 증권·자산운용 등 기존 금융사업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상장주식 투자 플랫폼과 가상자산거래소를 연계한 통합 서비스와 향후 가상자산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가능성 등을 주요 결합 효과로 제시했다.
지배형 전략의 강점은 실행 속도다. 미래에셋은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할 필요 없이 그룹 의사결정만으로 브랜드 개편과 조직 재편, 신규 투자, 금융상품 연계 등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증권과 자산운용, 자산관리(WM) 고객 기반을 코빗과 연결하는 작업도 그룹 전략에 따라 일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책임도 미래에셋에 집중된다. 미래에셋이 투입한 약 1414억원은 대부분 기존 주주의 지분을 인수하는 구주 거래 대금으로 코빗 운영자금으로 직접 유입되는 자금은 아니다. 거래대금 확대와 기관 대상 서비스 구축, 보안·전산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지배형 전략은 통제력과 실행력을 확보하는 대신 투자 부담도 그룹이 직접 감당하는 구조다. 코빗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지 못할 경우 후속 투자 역시 미래에셋이 책임져야 한다. 반대로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본격화될 경우 그룹 차원의 자금력과 고객 기반을 가장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김남구의 연합형 전략…경영권보다 시너지 선택
코인원을 바라보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시선은 미래에셋과 다르다. 거래소를 그룹 안으로 편입하기보다 기존 경영진과 주요 주주 체제를 유지한 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경영권을 확보하는 대신 각 주체의 전문성을 결합해 디지털자산 시장을 공략하는 연합형 전략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22일 대주주 변경신고를 수리하면서 차명훈 대표는 지분 30.36%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컴투스홀딩스도 24.5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았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각각 지분 20%를 확보해 공동 3대 주주로 합류했다.
지배구조도 특정 주주 중심이 아닌 협업 구조로 재편됐다. 차 대표가 거래소 경영을 맡고 한국투자증권은 금융 규제 대응과 내부통제, 전통금융 연계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 OKX는 글로벌 거래 인프라와 블록체인 기술, 컴투스홀딩스는 정보기술과 콘텐츠 역량을 담당하는 구조가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도 향후 이사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기존 창업자 중심 이사회는 차명훈 대표와 컴투스홀딩스, 한국투자증권, OKX가 함께 참여하는 4자 연합 체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거래는 김남구 회장의 투자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거래소를 그룹 안으로 편입하기보다 기존 경영진의 운영 경험과 글로벌 사업자인 OKX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방식에 무게를 뒀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는 투자하되 운영은 전문성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하는 구조를 선택한 셈이다.
이는 김남구 회장의 연합형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거래소를 직접 소유하기보다 각 참여자의 강점을 활용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제도권 금융과 투자상품을, OKX는 글로벌 사업 경험과 기술을, 기존 경영진은 거래소 운영 노하우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가능하다.
실제 협업도 빠르게 시작됐다. 코인원은 지난 24일부터 애플리케이션에 주식 투자 탭을 신설해 이용자가 한국투자증권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을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코인원을 증권 고객 확보를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첫 사례다. 향후 디지털자산과 전통금융 상품을 연결하는 교차 판매 모델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연합형 전략의 강점은 위험 분산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거래소 경영과 후속 투자 부담을 다른 주주들과 나누면서도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시장 변화에 따라 협업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거나 새로운 사업자를 추가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의사결정 속도는 변수다. 대규모 증자나 사업 방향 전환, 독점적 금융상품 제휴처럼 거래소의 전략을 크게 바꾸는 사안에서는 여러 주주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 특정 주주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책임과 권한이 분산될수록 투자 시기와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배형 박현주 vs 연합형 김남구…누가 웃을까
두 총수의 승부는 결국 통제력과 유연성의 경쟁으로 압축된다. 박 회장의 지배형 전략은 그룹이 거래소의 방향과 투자 규모를 직접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행력이 높다. 브랜드 개편부터 조직 재편, 계열사 연계와 추가 자금 투입까지 일관된 전략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대신 거래소 성장을 위한 투자 부담도 미래에셋이 상당 부분 떠안아야 한다.
김 회장의 연합형 전략은 경영권 확보보다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에 초점을 맞췄다. 거래소 운영은 기존 경영진에게 맡기고 금융과 글로벌 기술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인 만큼 자본 부담을 분산하면서도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주요 의사결정에서는 여러 주주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실행 속도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박현주 회장은 지배력을 확보한 뒤 키우는 전략을, 김남구 회장은 역량을 연결해 키우는 전략을 선택했다. 전자는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가 강점이고 후자는 투자 부담과 사업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미래에셋그룹은 거래소를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육성하는 길을, 한국투자금융그룹은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생태계를 확장하는 길을 택했다. 어느 전략이 더 많은 고객과 거래를 끌어들이고 디지털자산 금융상품으로 연결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은 코빗을 그룹 안으로 완전히 편입해 직접 사업 방향을 설계하는 지배형 전략을 선택했고, 김남구 회장이 이끄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은 기존 경영진과 글로벌 사업자의 역량을 결합하는 연합형 전략을 택했다"며 "향후 두 거래소의 성과는 결국 총수의 디지털자산 구상이 추가 투자와 금융상품 연계, 이용자 확대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choej@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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