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 자본잠식 개선됐지만…KDB생명, 기본자본 악화에 부담 여전
2분기 기본자본 킥스비율 -26.1%…한투지주 인수 후 자본확충 과제

KDB생명이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회계상 자본잠식 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회계장부 밖에서 건전성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정반대다. 실질적인 손실흡수력을 보여주는 지급여력(K-ICS·킥스)제도상 기본자본은 오히려 더 악화했고, 위험에 대비해 쌓아야 할 요구자본도 늘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 후 최대 1조원에 가까운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 수치만 놓고 보면 최종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자본을 모두 메우기는 어렵다. 향후 KDB생명의 재무 상황과 산업은행의 매각 전 지원 규모가 한투지주의 최종 부담을 좌우할 전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올해 6월 말 자본총계는 5264억원으로 3월 말보다 422억원 증가했다. 이에 자본금 5831억원과 자본총계의 차이인 자본잠식액은 같은 기간 989억원에서 567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자본총계가 여전히 자본금에 못 미쳐 부분자본잠식 상태는 이어졌다.
KDB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연말 산은이 사실상 전액 참여한 5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이후 올해 들어서도 자본잠식 규모를 지속해서 줄이고 있다. 2분기에는 금리 상승으로 보험부채 평가액이 감소하면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회계상 재무 상태는 지난해보다 뚜렷하게 개선됐다.
회계상 자본은 회복되고 있지만 킥스상 자본의 질은 반대로 움직였다. KDB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전 기본자본은 3월 말 마이너스(-) 3567억원에서 6월 말 -4058억원으로 491억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으로 보험부채가 감소하면서 해약환급금과의 격차가 확대됐고, 이에 따라 해약환급금 부족분 가운데 기본자본에서 제외돼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되는 금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25.2%에서 -26.1%로 0.9%포인트 하락했다.
기본자본은 보험사가 손실을 입었을 때 가장 먼저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자본이다. 건전성감독기준상 순자산을 토대로 자본의 손실흡수 가능성 등을 따져 산출한다. 즉 재무제표상 순자산은 늘어 자본잠식 규모가 줄었지만, 이 가운데 킥스가 손실흡수력이 높은 자본으로 인정하는 몫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위험에 대비해 확보해야 하는 요구자본도 늘었다. KDB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전 요구자본은 1분기 말 1조4166억원에서 2분기 말 1조5529억원으로 1363억원 증가했다. 금리 상승으로 대량해지위험액과 시장위험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기본자본은 감소했지만 보완자본 증가 등에 힘입어 전체 지급여력금액 증가 폭이 요구자본 증가 폭을 웃돌면서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은 같은 기간 74.5%에서 78.7%로 상승했다. 경과조치를 제외한 자본여력은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30%를 여전히 크게 밑돈다.
문제는 내년부터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자본을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과 상대적으로 낮은 보완자본으로 구분해 기본자본 킥스비율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최종 기준은 50%다. 다만 내년부터 모든 보험사가 곧바로 50%를 충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를 두고 각 보험사의 2027년 1분기 기본자본비율을 출발점으로 최저 이행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KDB생명처럼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보험사는 경과조치 기간에도 기본자본을 꾸준히 확충해야 한다.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기본자본 인정 요건을 갖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KDB생명이 보유한 신종자본증권 2403억원도 킥스에서는 기본자본 확충 수단으로 온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자본의 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현실적인 수단으로 꼽히는 이유다.
올해 6월 말 요구자본과 기본자본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최종 기준인 기본자본 킥스비율 50%를 맞추는 데 필요한 추가 기본자본은 약 1조1820억원이다. 현재 요구자본 1조5529억원의 50%인 약 7765억원까지 기본자본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현재 기본자본이 -4058억원이어서다.
한투지주는 KDB생명 인수 시 최대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매각 측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계산하면 한투지주의 증자 계획은 현재 산출되는 최종 기준상 기본자본 부족분의 약 85%를 메울 수 있는 규모다. 다만 증자 이후에도 금리와 보험계약, 자산운용 등에 따라 기본자본과 요구자본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기본자본 킥스비율 개선 폭은 달라질 수 있다.
산은이 매각 전 어느 정도의 자본을 보강하느냐도 변수다. 산은은 매각 전 자본 확충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한투지주는 경쟁 후보보다 요구한 지원 규모를 낮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지주가 계획한 증자만으로 현재 최종 기준상 자본 부족분 대부분을 메울 수 있지만 KDB생명의 기본자본이 추가로 악화하거나 요구자본 증가세가 이어지면 인수 이후 필요한 자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결국 매각 종결 전까지 KDB생명의 자본 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산은의 사전 지원과 한투지주의 인수 후 증자 간 부담 분담도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투지주가 최대 1조원에 가까운 증자를 계획하고 있어 현재 기준 단순하게 보면 필요한 기본자본 확충액의 상당 부분은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KDB생명의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데다 요구자본도 늘고 있어 산은의 매각 전 자본 확충 규모와 향후 재무 상황에 따라 한투지주의 최종 부담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울 기자 kwool@dealsite.co.kr
KDB생명이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회계상 자본잠식 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회계장부 밖에서 건전성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정반대다. 실질적인 손실흡수력을 보여주는 지급여력(K-ICS·킥스)제도상 기본자본은 오히려 더 악화했고, 위험에 대비해 쌓아야 할 요구자본도 늘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 후 최대 1조원에 가까운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 수치만 놓고 보면 최종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자본을 모두 메우기는 어렵다. 향후 KDB생명의 재무 상황과 산업은행의 매각 전 지원 규모가 한투지주의 최종 부담을 좌우할 전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올해 6월 말 자본총계는 5264억원으로 3월 말보다 422억원 증가했다. 이에 자본금 5831억원과 자본총계의 차이인 자본잠식액은 같은 기간 989억원에서 567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자본총계가 여전히 자본금에 못 미쳐 부분자본잠식 상태는 이어졌다.
KDB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연말 산은이 사실상 전액 참여한 5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이후 올해 들어서도 자본잠식 규모를 지속해서 줄이고 있다. 2분기에는 금리 상승으로 보험부채 평가액이 감소하면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회계상 재무 상태는 지난해보다 뚜렷하게 개선됐다.
회계상 자본은 회복되고 있지만 킥스상 자본의 질은 반대로 움직였다. KDB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전 기본자본은 3월 말 마이너스(-) 3567억원에서 6월 말 -4058억원으로 491억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으로 보험부채가 감소하면서 해약환급금과의 격차가 확대됐고, 이에 따라 해약환급금 부족분 가운데 기본자본에서 제외돼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되는 금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25.2%에서 -26.1%로 0.9%포인트 하락했다.
기본자본은 보험사가 손실을 입었을 때 가장 먼저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자본이다. 건전성감독기준상 순자산을 토대로 자본의 손실흡수 가능성 등을 따져 산출한다. 즉 재무제표상 순자산은 늘어 자본잠식 규모가 줄었지만, 이 가운데 킥스가 손실흡수력이 높은 자본으로 인정하는 몫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위험에 대비해 확보해야 하는 요구자본도 늘었다. KDB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전 요구자본은 1분기 말 1조4166억원에서 2분기 말 1조5529억원으로 1363억원 증가했다. 금리 상승으로 대량해지위험액과 시장위험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기본자본은 감소했지만 보완자본 증가 등에 힘입어 전체 지급여력금액 증가 폭이 요구자본 증가 폭을 웃돌면서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비율은 같은 기간 74.5%에서 78.7%로 상승했다. 경과조치를 제외한 자본여력은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30%를 여전히 크게 밑돈다.
문제는 내년부터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자본을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과 상대적으로 낮은 보완자본으로 구분해 기본자본 킥스비율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최종 기준은 50%다. 다만 내년부터 모든 보험사가 곧바로 50%를 충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를 두고 각 보험사의 2027년 1분기 기본자본비율을 출발점으로 최저 이행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KDB생명처럼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보험사는 경과조치 기간에도 기본자본을 꾸준히 확충해야 한다.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기본자본 인정 요건을 갖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KDB생명이 보유한 신종자본증권 2403억원도 킥스에서는 기본자본 확충 수단으로 온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자본의 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현실적인 수단으로 꼽히는 이유다.
올해 6월 말 요구자본과 기본자본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최종 기준인 기본자본 킥스비율 50%를 맞추는 데 필요한 추가 기본자본은 약 1조1820억원이다. 현재 요구자본 1조5529억원의 50%인 약 7765억원까지 기본자본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현재 기본자본이 -4058억원이어서다.
한투지주는 KDB생명 인수 시 최대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매각 측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계산하면 한투지주의 증자 계획은 현재 산출되는 최종 기준상 기본자본 부족분의 약 85%를 메울 수 있는 규모다. 다만 증자 이후에도 금리와 보험계약, 자산운용 등에 따라 기본자본과 요구자본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기본자본 킥스비율 개선 폭은 달라질 수 있다.
산은이 매각 전 어느 정도의 자본을 보강하느냐도 변수다. 산은은 매각 전 자본 확충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한투지주는 경쟁 후보보다 요구한 지원 규모를 낮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지주가 계획한 증자만으로 현재 최종 기준상 자본 부족분 대부분을 메울 수 있지만 KDB생명의 기본자본이 추가로 악화하거나 요구자본 증가세가 이어지면 인수 이후 필요한 자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결국 매각 종결 전까지 KDB생명의 자본 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산은의 사전 지원과 한투지주의 인수 후 증자 간 부담 분담도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투지주가 최대 1조원에 가까운 증자를 계획하고 있어 현재 기준 단순하게 보면 필요한 기본자본 확충액의 상당 부분은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KDB생명의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데다 요구자본도 늘고 있어 산은의 매각 전 자본 확충 규모와 향후 재무 상황에 따라 한투지주의 최종 부담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울 기자 kwool@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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