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 대주주 외면한 유증…주주 돈으로 CB 돌려막기

딜사이트 딜사이트경제TV 기자 2026-04-28 08:30 원문 보기 ↗
⑧ 휴림에이텍, 유증 자금으로 CB 상환…대주주는 배정 물량 대거 포기




휴림에이텍이 무상감자와 대규모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하는 가운데, 증자 대금 일부가 최근 발행한 전환사채(CB) 상환에 쓰이는 것으로 나타나 빚 돌려막기 논란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는 유증 배정 물량의 대부분에 대한 청약을 포기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휴림에이텍은 최근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90% 비율의 무상감자를 단행키로 결정했다. 감자기준일은 이달 30일이다.


이와 동시에 29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이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당초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무상감자를 반영한 신주 예정 발행가액은 4915원이다. 감자 후 유상증자를 거치면 휴림에이텍 자본금은 약 80억원, 발행 주식 수는 1600만주가 될 예정이었다.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 예정일은 오는 6월 17~18일이며 납입일은 같은 달 25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7월 7일이다. 다만 정정신고서에서 해당 일정이 모두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선 이번 감자 후 유증 계획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유상증자 조달 자금의 용처다.


휴림에이텍은 조달 자금 중 115억원을 원재료 매입 및 인건비 등 운영자금으로, 80억원을 시설자금으로 배정했다. 나머지 1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쓸 예정인데, 이는 올해 1월30일 발행한 제16회차 사모 CB 상환 목적이다.


16회차 CB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3개월 전인 1월에 발행됐다. 당시 회사는 시설자금 5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 50억원을 명목으로 제이케이벤처스 산하 펀드 제이케이(JK)신기술투자조합 제8호에 CB를 발행했다.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이 각각 4%였다.


회사가 빚을 낸 뒤 3개월여 만에 주주 돈으로 갚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16회차 CB로 조달한 자금은 사출기 매입 계약금 1억2700만원이 사용됐을 뿐, 나머지는 모두 미사용 상태다.


무리한 자금 조달 계획이 실패하자 상환 부담을 소액주주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약 CB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183만4319주에 달하는 16회차 CB의 전환가능 주식은 고스란히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으로 남게 된다.


휴림에이텍 주주들은 이미 잦은 자금 조달과 CB 전환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상태다. 회사는 2023~2025년 유상증자 3회, CB 발행 2회 등 총 5회에 걸쳐 250억원의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누적된 오버행 리스크는 올해 초 주가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총 180억원 규모로 발행된 14·15회차 CB의 경우 지난해 12월 18일 전환청구 기간이 시작되자마자 374만5317주가 선제적으로 시장에 쏟아졌다. 이후 올해 두 회차의 CB 잔액 100%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됐다.


그 결과 올해 1월 23일 장중 1498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600원대로 주저앉으며 동전주로 전락했다. 고점 대비 60% 가까이 급락한 수치다. 올초 로봇주 테마에 편승하며 상승 기대감을 모았지만 대규모 물량 출회 앞에 모두 도루묵이 됐다.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주가가 반토막 난 직후 감자와 대규모 유상증자라는 연타석 악재를 맞이한 셈이다.


하지만 경영권을 쥔 최대주주 휴림로봇은 유상증자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휴림로봇은 현재 휴림에이텍 지분 25.60%(255만7977주)를 보유 중이나, 감자 후 이뤄질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자신에게 배정된 물량의 약 25%인 20억원 규모만 청약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로 인해 유상증자 완료 후 휴림로봇의 보유 주식수는 294만3977주가 돼 지분율은 18.41%로 7.19%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소액주주들에게 3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자금 수혈을 요구하면서 최대주주 본인은 고작 20억원의 자금만 투입하겠다는 얘기다. 경영권을 쥔 최대주주가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지않고, 소액주주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는 이유다.


실제로 휴림에이텍 주주 커뮤니티에서는 "거래정지 가는 수순인가", "상장폐지 확정인가 보다", "회사도 포기한건가" 등 부정적 반응이 다수 보이고 있다.


다만 휴림에이텍 측은 "25% 참여는 재무 유동성을 고려한 최선의 결정이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적지 않은 규모를 투입해 책임 경영의 의지를 실천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봉관 휴림로봇 대표이사를 휴림에이텍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도 경영권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고 모회사-자회사 간 강력한 책임 경영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딜사이트
딜사이트경제TV 성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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