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본구조 진단] 배당 끊고 자본 지킨 KB손보…요구자본 급증에 부담 확대
요구자본 13.7% 증가에 기본자본비율 75.9%…5대 손보사 중 유일 80% 하회

KB손해보험이 배당까지 멈추며 자본 유출을 막았지만 자본건전성 지표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익을 내부에 남겨 기본자본을 방어하는 사이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더 빠르게 불어나면서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과 킥스비율이 나란히 떨어졌다. 특히 5대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본자본비율이 80%를 밑돌면서 자본 관리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KB손보가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자본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 배당을 하지 않으면 이익잉여금의 외부 유출을 막아 기본자본을 지킬 수 있지만, 요구자본 증가 속도가 이를 웃돌면 비율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향후 기본자본비율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배당 재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KB손보의 기본자본비율은 75.9%로 전년 동기(78.53%) 대비 2.6%포인트(p) 하락했다. 기본자본비율은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대형 손보사와 비교하면 KB손보의 상대적인 자본 부담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말 삼성화재의 기본자본비율은 220.2%에 달했고 DB손해보험도 96.0%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 역시 각각 83.3%, 83.8%로 80%를 웃돌았다. 5개 대형 손보사 가운데 80%를 밑돈 곳은 KB손보가 유일하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본자본비율 규제 기준은 50%다. 다만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증권을 조기상환한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기본자본비율을 80%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조건이 적용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80%를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가늠하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킥스비율도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말 KB손보의 킥스비율은 187.5%로 전년 동기(191.5%) 대비 4.0%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분기 37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상환한 것도 가용자본 감소를 통해 킥스비율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자본비율과 킥스비율은 분자에 포함되는 자본의 범위가 다르다. 킥스비율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합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누지만, 기본자본비율은 기본자본만을 분자로 활용한다.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을 활용해 킥스비율을 보완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기본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려면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력이 높은 자본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 기본자본 관리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다.
두 자본비율에 공통적으로 부담을 준 것은 분모인 요구자본의 가파른 증가다. 올해 상반기 말 KB손보의 요구자본은 7조2187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3463억원) 대비 13.7% 증가했다. 요구자본은 보험·시장·신용·운영위험 등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반영해 산출한다.
요구자본 증가세를 이끈 항목 가운데 하나는 보험 본업과 직접 연결되는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이다. 올해 상반기 말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6조9561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661억원) 대비 14.7% 늘었다.
신용위험과 운영위험의 증가폭은 더 컸다. 올해 6월 말 신용위험액은 1조507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26억원) 대비 23.3% 증가했다. 운영위험액 역시 같은 기간 4762억원에서 6103억원으로 28.2% 늘었다. 보험위험뿐 아니라 신용·운영위험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전체 요구자본에 상승 압력을 가한 셈이다.
특히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증가에는 올해 강화된 계리감독 기준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신규 계약의 손해율과 사업비 등을 보다 보수적으로 반영하도록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 신규 담보에는 실제 손해율과 기준 손해율(90%) 가운데 높은 값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간편보험에 대해서는 손해율 가정 적용 시점이 연말까지 유예됐지만 KB손보는 상반기부터 이를 선반영했다. 회사 측은 손해율·사업비 가정 산출 기준 변경 등이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과 연동되는 사업비위험액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간편보험은 유병력자나 고령자 등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금리 등 금융시장 변수도 자본비율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금리 변동은 자산과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를 통해 가용자본과 시장위험액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요구자본 증가세와 별개로 자본 관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할 변수다.
KB손보 입장에서는 배당까지 중단하며 이익 유출을 막았음에도 요구자본 증가를 상쇄하지 못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KB손보는 자본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배당을 하지 않아 이익잉여금 유출을 막았지만 요구자본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기본자본비율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낮아졌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배당 재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배당을 실시하면 이익잉여금 감소를 통해 기본자본에 하방 압력이 발생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요구자본 증가 속도를 낮추는 동시에 기본자본을 얼마나 빠르게 축적하느냐가 자본정책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본자본비율 회복이 지연될수록 배당 재개 시점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실제 기초가정리스크가 지난 6월 898억원에서 7월에는 400억원 수준으로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고, 손해율 개선 활동을 통해 관련 리스크가 계속해서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금리 변동 등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가용자본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ALM(자산부채종합관리) 모니터링과 가이드라인 재조정을 기민하게 수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솜이 기자 cotton@dealsite.co.kr
KB손해보험이 배당까지 멈추며 자본 유출을 막았지만 자본건전성 지표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익을 내부에 남겨 기본자본을 방어하는 사이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더 빠르게 불어나면서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과 킥스비율이 나란히 떨어졌다. 특히 5대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본자본비율이 80%를 밑돌면서 자본 관리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KB손보가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자본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 배당을 하지 않으면 이익잉여금의 외부 유출을 막아 기본자본을 지킬 수 있지만, 요구자본 증가 속도가 이를 웃돌면 비율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향후 기본자본비율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배당 재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KB손보의 기본자본비율은 75.9%로 전년 동기(78.53%) 대비 2.6%포인트(p) 하락했다. 기본자본비율은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대형 손보사와 비교하면 KB손보의 상대적인 자본 부담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말 삼성화재의 기본자본비율은 220.2%에 달했고 DB손해보험도 96.0%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 역시 각각 83.3%, 83.8%로 80%를 웃돌았다. 5개 대형 손보사 가운데 80%를 밑돈 곳은 KB손보가 유일하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본자본비율 규제 기준은 50%다. 다만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증권을 조기상환한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기본자본비율을 80%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조건이 적용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80%를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가늠하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킥스비율도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말 KB손보의 킥스비율은 187.5%로 전년 동기(191.5%) 대비 4.0%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분기 37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상환한 것도 가용자본 감소를 통해 킥스비율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자본비율과 킥스비율은 분자에 포함되는 자본의 범위가 다르다. 킥스비율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합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누지만, 기본자본비율은 기본자본만을 분자로 활용한다.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을 활용해 킥스비율을 보완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기본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려면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력이 높은 자본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 기본자본 관리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다.
두 자본비율에 공통적으로 부담을 준 것은 분모인 요구자본의 가파른 증가다. 올해 상반기 말 KB손보의 요구자본은 7조2187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3463억원) 대비 13.7% 증가했다. 요구자본은 보험·시장·신용·운영위험 등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반영해 산출한다.
요구자본 증가세를 이끈 항목 가운데 하나는 보험 본업과 직접 연결되는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이다. 올해 상반기 말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6조9561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661억원) 대비 14.7% 늘었다.
신용위험과 운영위험의 증가폭은 더 컸다. 올해 6월 말 신용위험액은 1조507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26억원) 대비 23.3% 증가했다. 운영위험액 역시 같은 기간 4762억원에서 6103억원으로 28.2% 늘었다. 보험위험뿐 아니라 신용·운영위험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전체 요구자본에 상승 압력을 가한 셈이다.
특히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증가에는 올해 강화된 계리감독 기준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신규 계약의 손해율과 사업비 등을 보다 보수적으로 반영하도록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 신규 담보에는 실제 손해율과 기준 손해율(90%) 가운데 높은 값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간편보험에 대해서는 손해율 가정 적용 시점이 연말까지 유예됐지만 KB손보는 상반기부터 이를 선반영했다. 회사 측은 손해율·사업비 가정 산출 기준 변경 등이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과 연동되는 사업비위험액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간편보험은 유병력자나 고령자 등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금리 등 금융시장 변수도 자본비율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금리 변동은 자산과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를 통해 가용자본과 시장위험액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요구자본 증가세와 별개로 자본 관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할 변수다.
KB손보 입장에서는 배당까지 중단하며 이익 유출을 막았음에도 요구자본 증가를 상쇄하지 못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KB손보는 자본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배당을 하지 않아 이익잉여금 유출을 막았지만 요구자본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기본자본비율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낮아졌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배당 재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배당을 실시하면 이익잉여금 감소를 통해 기본자본에 하방 압력이 발생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요구자본 증가 속도를 낮추는 동시에 기본자본을 얼마나 빠르게 축적하느냐가 자본정책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본자본비율 회복이 지연될수록 배당 재개 시점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실제 기초가정리스크가 지난 6월 898억원에서 7월에는 400억원 수준으로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고, 손해율 개선 활동을 통해 관련 리스크가 계속해서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금리 변동 등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가용자본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ALM(자산부채종합관리) 모니터링과 가이드라인 재조정을 기민하게 수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솜이 기자 cotton@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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