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업 점검 ] [KB국민은행] 해외법인 해법 찾았나...질적 성장 과제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2026-09-07 17:13 원문 보기 ↗
연간 흑자 청신호 켜진 해외법인, 상반기 순이익 1232억...전년대비 70%↑
인도네시아법인 KB뱅크, 상반기 순손실 29억원...손실폭 508억원 줄어


KB국민은행의 해외 사업이 안정적 이익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글로벌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의 적자 폭이 빠르게 축소된 덕분이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 수장에 오른 이종민 부행장은 대규모 부실을 털어내며 정상화 단계에 들어선 KB뱅크의 양적 확장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 해외법인 5곳의 순이익(비지배지분 포함)은 1231억9800만원으로 전년 동기(726억8100만원)대비 69.5%(505억1700만원) 증가했다. 2020년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연간 기준 해외법인 총 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도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사업의 수익 구조가 한층 개선된 모습이다.

현재 중국·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4개국에서 5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KB국민은행은 부진을 겪던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PT Bank KB Indonesia Tbk)의 실적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전체 해외사업 성적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KB뱅크는 그동안 KB국민은행 글로벌 사업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지난2018년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맞물려 추진된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당해 현지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확보, 2대 주주로 올라서며 본격화됐다. 지난 2020년 9월 추가지분 취득으로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배드뱅크(부실은행)를 인수해 우량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곧바로 코로나19와 경기 침체가 겹치며 부실채권이 급증한 탓에 정상화 계획은 수년째 지연됐다.2020년 이후 누적 적자만 약 1조6006억원에 달했다.

KB뱅크 순손실 규모는 지난 2020년 434억원에서 2022년 8021억원까지 불었지만 이후 자산건전성 개선 작업에 힘입어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683억원까지 크게 줄었다.올해도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며 정상화에 속도가 붙었다. KB뱅크의 상반기 순손실은 29억45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538억3000만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508억8500만원 감소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법인의 대규모 손실은 KB국민은행 해외사업 전체의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해외법인 전체는 2020년 902억400만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021년 50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한 이후 2022년 5580억원, 2023년 1114억원, 2024년 2030억원의 순손실이 이어졌다.다만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손실 규모가 전년보다 1700억원가량 줄면서 해외법인 총 순이익이 817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법인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KB PRASAC BANK PLC)을 비롯해 KB미얀마은행과 소액대출 전문 KB마이크로파이낸스 등 미얀마법인 두 곳이 현지 경기둔화 등 악재에도 상반기 순익 규모를 확대했다.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1117억7600만원) 대비 0.7%(7억9300만원) 증가한 1125억69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지난 1분기 성장세가 주춤했던 중국법인(Kookmin Bank China) 역시 분기 변동성을 제외한다면 연간 개선 흐름이 기대되고 있다.

KB뱅크 정상화는 KB금융그룹 차원에서도 핵심 경영 과제로 꼽혀왔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2023년 취임 당시 신용리스크 관리와 함께 KB뱅크 정상화와 조직 안정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후 연말 인사를 통해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처음으로 부행장급 인사를 배치하며 해외사업에 힘을 줬다.

지난해 말에도 글로벌사업그룹 대표 부행장으로 KB금융이 중용하는 전략·재무 분야를 두루 거친 이종민 경영기획그룹 대표 부행장을 선임했다. 이 부행장은 KB금융지주 시너지추진부장과 전략기획부장, 국민은행 투자금융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2024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경영기획그룹 대표 부행장을 맡은 전략·재무통이다.

이 부행장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전임인 강남채 전 부행장이 국민카드·국민은행 글로벌 부서를 두루 거친 글로벌통으로서 해외법인의 현지 연착륙을 주도했다면, 이 부행장에게는 전략·재무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의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내실을 다지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KB뱅크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손실을 줄이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면 이제는 현지 영업력을 키워 지속적인 이익을 내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분석한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만큼 우량 여신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다음 과제로 꼽힌다.

실제국민은행도 올해 글로벌 사업 방향으로 질적 성장을 내걸고, 단순 네트워크 확장보다 진출한 법인들의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국가별·지역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다음 과제도 명확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차세대 전산시스템(NGBS)을 통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농업·전기차 등 특화 분야 여신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027년 이후부터 KB뱅크를 중형 유니버설 은행으로 도약시킨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경기 둔화와 국경분쟁 등 대외 변수 관리가, 미얀마·중국에서는 각각 정치·자연재해 리스크와 내수 둔화 대응이 필요하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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