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 인선] 회추위는 왜 이재근을 택했나…현재보다 미래에 베팅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2026-09-13 08:00 원문 보기 ↗
은행 내실·인니 정상화로 경영능력 입증…1966년생 세대교체 방점



은행 경영에서 증명한 수익 기반과 인도네시아 부실 법인 정상화 경험, 여기에 세대교체가 맞물렸다.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이 예상을 깨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오른 배경이다. 국민은행장으로 3년간 은행의 이익 기반을 다지고 지주로 이동한 뒤 글로벌 사업을 맡아 KB뱅크 정상화에 힘을 보탠 경험이 미래 성장과 변화를 원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선택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추위는 이 부문장의 국민은행장 시절 경영 성과와 지주에서 쌓은 글로벌 사업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당시 은행업계 최연소 은행장으로 선임된 이 부문장은 2024년 말까지 3년간 국민은행을 이끌었다.

이 부문장이 은행장으로 재임한 기간 국민은행은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실제로 2022년 말 기준 국민은행의 연결 순이익은 2조7283억원으로 신한은행(3조457억원)보다 3174억원 뒤처졌지만, 이듬해인 2023년 순이익 3조1500억원으로 신한은행(3조680억원)을 820억원가량 앞질렀다. 2024년에는 신한은행에 다시 선두를 내줬지만 이 부문장 재임 기간 국민은행은 리딩뱅크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

특히 외형 확대보다는 순이자마진(NIM) 관리와 기업금융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이자이익의 기초 체력인 NIM이다. 이 부문장은 저원가성 핵심예금 유치 등을 통해 조달비용을 관리하고 NIM을 방어하는 데 힘을 쏟았다. 국민은행의 NIM은 2021년 말 1.58%에서 이 부문장이 취임한 2022년 1.73%, 2023년 1.83%로 상승했다. 2024년에는 1.78%로 소폭 하락했지만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대출에 쏠렸던 여신 포트폴리오도 기업금융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은 이 부문장 취임 전인 2021년 말 172조9858억원에서 2024년 말 227조6554억원으로 약 32% 증가했다. 전체 원화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0.4%에서 56.3%로 높아졌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성장 한계를 기업금융 확대를 통해 보완하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디지털과 영업채널 효율화 작업도 이어갔다. 재임 기간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비대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복 점포 통폐합과 탄력점포 운영 등을 통해 영업망 효율화에 나섰다.


은행 경영 경험과 함께 이번 회장 인선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경쟁력은 글로벌 사업이다. 특히 KB금융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온 인도네시아 KB뱅크가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관리 역량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은행은 2018년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현 KB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 주주(지분율 22%)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유상증자 등을 거쳐 2020년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했다.

인수 이후 KB뱅크의 최대 과제는 부코핀 시절부터 누적된 부실자산을 걷어내는 일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현지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정상화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졌고 대규모 충당금 부담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변화는 건전성 지표에서 먼저 나타났다. 현지 금융권에서 건전성 지표로 활용하는 부실채권(LAR) 비율은 2021년 말 60%대에서 지난해 20%대로 크게 낮아졌다. 연간 대손비용 역시 조 단위에서 지난해 2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부실자산 정리와 충당금 부담 완화가 이어지면서 손익도 개선됐다.

KB뱅크는 지난해 현지 회계 기준 별도 순이익 1032억1600만루피아를 기록하며 전년 7조639억루피아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이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첫 연간 흑자다.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부실자산 정리와 건전성 개선을 우선한 정상화 전략이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KB뱅크 현지 인력의 노력과 함께 그룹 차원의 부실자산 정리 전략을 이 부문장이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부문장은 지주 글로벌부문장을 맡은 뒤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부실자산 정리와 건전성 개선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KB뱅크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이 부문장 역시 글로벌 사업 관리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추위가 이 부문장을 선택하면서 직접 내세운 세대교체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이 부문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면서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1966년생인 이 부문장은 1961년생인 양종희 회장보다 다섯 살 젊다. 이 부문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돼 3년의 첫 임기를 마치는 2029년에도 만 63세 수준이다. KB금융의 회장 연령 규정상 추가 임기를 수행하는 데도 제약이 없다. 회추위가 이번 인선에서 직접 세대교체를 강조한 만큼 이 부문장의 연령과 향후 경영 시간표 역시 주목받는 대목이다.

회추위의 선택은 이 부문장이 은행과 글로벌 사업에서 쌓은 경영 경험을 그룹 차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장할 수 있느냐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추위가 현재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는 변화를 주문한 만큼 이 부문장에게는 국민은행과 KB뱅크에서 축적한 경험을 KB금융 전체의 성장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한편 이 부문장은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와 이사회 추천 등의 절차를 거친다. 이후 오는 11월20일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으면 KB금융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세정 기자 sjlee@dealsite.co.kr

이 기사는 딜사이트 가 제공했습니다. 원문 바로가기 ↗

← 목록으로
휴림에이텍 레이저쎌 상지카일룸 에이루트 위닉스 더존비즈온 인텔리안테크 KB금융 현대증권 키움증권 신한지주 유안타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